공여자와 특정 백혈구 항원(HLA) 유전자의 에플렛(eplet) 불일치 정도가 심한 신장이식 환자(수혜자)일수록 이식 후 거부반응인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플렛은 항체가 인식하고 결합할 수 있는 항원의 특정 부위(항원결정기)의 핵심 서열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교수(공동 교신저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공동 교신저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민지원 교수(공동 제1저자),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혜영 교수(공동 제1저자) 공동 연구팀은 고해상도 HLA 형별검사(공여자와 수혜자 간 유전적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HLA 유전자 검사)를 이용해 신장이식 347건의 HLA 유전자의 에플렛 불일치 정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에플렛 불일치 정도와 환자의 혈중 면역억제제 타크롤리무스의 농도 변화가 공여자 특이 항체 발생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추가로 분석했다. 신장을 이식한 후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지속적인 면역억제제 복용이 필수다. 혈중 약제의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것이 이식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충분한 면역억제 효과 발휘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크롤리무스는 개인별로 약물 농도 변화와 효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환자 맞춤형 치료 도입이 절실하다.
연구팀은 HLA 유전자의 에플렛 불일치가 많고 타크롤리무스의 혈중 농도가 적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 공여자 특이 항체의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책임연구자인 오 교수는 “분자진단법의 발전으로 이식 거부반응과 연관된 유전자 및 공여자 특이항체 관련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이런 연구 결과를 이용해 거부반응 위험도를 더욱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공동책임연구자인 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에플렛 불일치 정도에 따라 거부반응 위험도를 예측하고, 위험도가 높은 이식 환자에서는 선별적으로 면역억제강도를 조절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이식받은 이후 발생하는 ‘공여자 특이 항체’는 ‘만성 이식신 거부반응’을 유발해 이식 신장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모레큘러 사이언스(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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