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의 동행’ 사업 중점 추진… 쪽방주민 등 저소득층 급식 지원
지하철 5곳에 엘리베이터 설치… 국회대로 지하화-지상 공원 조성
친환경 차량-충전기 인프라 확대… 지하철-버스 손실보전에 4988억
서울시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6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선 임기를 시작하며 강조한 ‘약자와의 동행’ 구현 등 공약 이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6조3709억 원을 긴급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민선 8기 첫 번째 추경으로, 지난해 6월 편성한 1차 추경(4조2370억 원)보다 많은 역대 최대치다.
추경안이 통과되면 시 예산은 45조8132억 원에서 13.9% 늘어난 52조1841억 원이 된다.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최근 생활물가 급등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민생경제 어려움이 예상돼 예산 규모를 늘렸다”고 말했다.
○ 동행식당으로 ‘약자와의 동행’
추경안은 오 시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약자와 동행하는 매력적인 서울’을 구현하는 사업 위주로 구성됐다. △안심·안전(4011억 원) △도시경쟁력 강화(3834억 원) △일상회복 가속화(9262억 원) 등 3대 분야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안심·안전’ 분야에서는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만 559억 원을 편성했다. 쪽방주민의 공공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식당 최대 50곳을 ‘동행식당’으로 지정해 하루 한 끼 8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다. 노숙인 시설 급식 단가는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저소득 아동급식 단가는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올렸다. ‘보증금 5000만 원 이하’ ‘월세 40만 원 이하’ 집에 사는 무주택 청년들에게 1회 최대 40만 원 한도로 이사비를 지원한다.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1역사 1동선’도 추진한다. 상일동역(5호선), 대흥역 구산역(이상 6호선), 남구로역(7호선), 복정역(8호선) 등 5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123억 원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지하철과 승강장 간격이 넓은 역사 10곳에 발빠짐 사고 예방용 자동안전발판 시범설치 사업에도 26억 원을 편성했다.
○ 교통·여가·친환경 인프라 확대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통 여가 친환경 등의 인프라에 3834억 원을 투자한다. 2025년까지 국회대로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약 11만 ㎡ 규모의 공원을 조성하는 데 259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공약으로 내세운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를 위해 하천 내 악취를 발생시키거나, 낡고 오래된 시설물을 정비하기로 했다. 친환경 차량 보급과 충전기 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1376억 원이 편성됐다.
‘일상회복 가속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운임 동결로 적자가 누적된 지하철(서울교통공사),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의 손실보전을 위한 예산 4988억 원을 책정했다.
코로나19 피해 지원도 지속된다. 확진자가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격리입원치료비 본인부담금 지원(3485억 원)과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지원(624억 원) 등에 4000억 원 이상을 편성했다.
서울도서관 앞 ‘책 읽는 서울광장’ 확대 운영, 청와대로 ‘차 없는 거리’ 운영 등 관광 활성화 사업도 추경에 포함됐다. 황 직무대리는 “시의회에서 추경안이 의결되는 대로 신속히 집행해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시가 제출한 추경안에 대해 야당은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병도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는 “조만간 추경안에 대해 논의한 후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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