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 대법관 후보가 이균용 대전고법원장(60·사법연수원 16기), 오석준 제주지법원장(60·19기),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53·23기) 등 3명으로 14일 압축됐다. 기수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모두 서울대 출신의 현직 남성 법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법관추천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9월 4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형 대법관(57·18기)의 후임 후보군 3명을 추천했다. 김 대법원장은 21일까지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3명 중 1명을 윤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통상 추천위 추천으로부터 대법원장이 임명을 제청하기까지 열흘가량 걸린다. 윤 대통령은 후보자가 제청되면 국회 동의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하게 된다.
경남 함안군 출신의 이 법원장은 1990년 판사 생활을 시작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남부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법학이론과 외국법제 등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법원 내 엘리트 법관의 상징인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오 법원장은 경기 파주시에서 태어났고 1990년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으며 대법원 공보관을 두 차례 지냈다. 지난해 법원장이 된 오 법원장은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담당하기도 했다. 오 법원장은 윤 대통령과 대학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출신의 오 부장판사는 1994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용돼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선임재판연구관을 거쳤다. 부인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사건 항소심 주심을 맡았던 김민기 부산고법 판사로 두 사람 모두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이번에 추천된 후보 3인은 모두 서울대 출신 50, 60대 남성으로 30년 안팎의 법관 생활을 한 정통 법관이다. 한 부장판사는 “기존에 김 대법원장이 제청해왔던 기조와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정부가 교체된 만큼 여성이나 진보 성향 등을 굳이 안배하지 않고 정통 법관을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고법 부장판사도 “다양성보다 능력과 인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인선 결과가 향후 사법권력 교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임기 중 김 대법원장 후임과 대법관 12명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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