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차별에 반대하고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후 4시경 퀴어축제 환영 무대에 올라 “그 어느 곳에서의 차별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이 행사에 참석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앞서 마크 리퍼트, 해리 해리스 전 대사 등 전임 주한 미국대사들도 인권 외교의 일환으로 퀴어축제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골드버그 대사는 “우리는 그 누구도 두고 갈 수 없고 여기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우리는 계속 인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골드버그 대사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뉴질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핀란드, 호주의 주한 대사들이 참석했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EU 대사는 “유럽연합의 많은 동료와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인권이 위기에 처한 지금 이 행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도 “저와 여러분은 같은 가치를 갖고 있기에 여기에 모였다”며 “우리는 이 사회가 동등하고 평등하다고 믿고 성 지향성과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은 21세기에 존재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온라인으로만 열렸던 퀴어축제는 이날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는 슬로건을 걸고 열린 이번 행사에는 경찰 추산 1만 2000여 명이 참여했다.
맞은편 서울시의회 인근에서는 약 1만여 명이 참가한 보수·종교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애 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물러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세종대로를 사이에 두고 양측에 인파가 몰리면서 일대에는 교통 혼잡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경찰이 중간 횡단보도를 통제하면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