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염 영아 치료 소홀로 사지마비, 의사는 2심도 무죄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7일 06시 54분


코멘트
뇌염 증상이 있는 영아에게 해열제만 투여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항소부·재판장 심재현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의사 A(43)씨와 간호사 B(40·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A·B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B씨는 2015년 9월 18일 뇌염 증상으로 전남 한 지역 여성아동병원에 입원한 영아 C양(당시 생후 48일)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뇌수막염, 사지 마비,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등의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A씨가 C양에게 해열제만 투여한 채 다른 치료 방법을 찾지 않았고 충분한 문진을 통해 C양의 증상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한 점, B씨가 C양의 증상을 A씨에게 적기에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1심은 A씨가 C양의 증상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면서도 과실과 상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C양에게 다른 처치를 했더라도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 상태가 악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증명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C양이 아동병원 입원 사흘째 대학병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고열 외에 바이러스성 뇌염 증상이 있었음을 확인할 만한 정황을 보이지 않았던 점, 추후 각종 검사에서도 뇌염의 원인균이 밝혀지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C양에게 항바이러스제를 우선 투입할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대학병원 의료진이 C양에게 포진 계열의 바이러스성 뇌염에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입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나흘 만에 약물 투여를 중단한 점에 비춰 A씨가 미리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어도 C양의 상태 악화를 막기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1심은 또 뇌염이 의심된다고 항상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아니고 기도·뇌관류 유지, 경련 조절 등 대증요법이 우선 시행돼야 하는 점, A·B씨가 뇌염 의심 정황을 보이지 않은 C양에게 보존적인 조처를 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해 업무상 과실치상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