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퀴어축제 “성소수자 인권 지지”… 인근선 반대집회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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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12國 대사 등 13만명 참여
“평등-인권 위해 함께 싸울 것” 연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대형 무지개 천이 펼쳐지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서울광장 건너편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기독교·보수 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대형 무지개 천이 펼쳐지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오후 서울광장 건너편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기독교·보수 단체의 퀴어축제 반대 집회가 열렸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년 내내 숨죽이고 사는 우리(성소수자)들이 오늘만은 마음 편히 축제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최모 씨(33)는 등에 두른 무지갯빛 망토를 내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성소수자라고 밝힌 최 씨는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축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성소수자들의 행사인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이날 2019년 이후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광장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주최 측 추산 13만여 명이 모였다.

축제에서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한 12개국 대사 또는 대사 대리가 지지 발언을 했다. 40여 명의 경호원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골드버그 대사는 연단에 올라 “평등과 인권을 위해 (여러분과) 같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의회 앞과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기독교·보수 단체들이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1만5500명의 참가자들은 태극기 등을 내건 채 ‘동성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경북 포항에서 올라왔다는 박모 씨(58)는 “동성애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의 사랑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1시경 일부 반대 집회 참가자가 퀴어축제 참가자를 붙잡고 “동성애는 죄악이니 회개하라”고 외쳐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퀴어 퍼레이드’와 반대 집회로 서울광장∼을지로입구∼남산터널∼명동 구간 2, 3개 차로와 서울광장 앞 8차로 중 5개 차로의 통행이 한때 통제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시민들 사이에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하는 가운데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퀴어축제#성소수자#반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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