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생후 1개월 된 딸을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딸을 보호하지 않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국적의 30대 친모가 혐의를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 심리로 열린 18일 첫 재판에서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베트남 국적 A(34·여)씨는 “검사님이 말한 것과 달리 저는 아이를 보호했다”면서 “아이를 보고 싶어서 빨리 재판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당초 A씨의 변호인은 “검찰 측의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판사가 A씨에게 “변호인 의견과 같은지” 물었으나 A씨는 이를 부인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혼인한 남편 B(40대)씨와의 사이에서 지난해 2월4일 딸 C(0·여)양을 출생했다. 이후 같은달 17일부터 3월5일까지 10회에 걸쳐 인천 연수구 연수동 자택에서 B씨가 C양을 아동학대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해 C양을 분리하지 않고 보호를 소홀히 한 방임 혐의로 기소됐다.
C양의 국선 변호인은 “학대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A씨는 방임이 아니라 남편과 함께 살인미수 공범으로 기소해도 될 정도”라면서 “A씨가 남편의 학대 행동에 놀라거나 소리 지르지 않고 동영상만 찍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초기 수사 단계에서 범행 사실을 밝히지 않고 ‘저희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며 남편 편을 들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면서 ”이후 남편이 구속되고서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판사는 ”피고인과 피고인 측 변호인께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변론기일을 잡고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현재 A씨의 남편이자 C양의 친부인 B씨는 지난 2월17일부터 3월5일까지 자택에서 C양에게 수십회에 걸쳐 아동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를 가했고, C양의 머리 부위를 30회 때려 살인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B씨에 대해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으나, 검찰은 살인미수로 죄명을 변경해 송치했다.
A씨 부부는 3월5일 C양을 데리고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다가 아이의 상태를 보고 학대를 의심한 병원 관계자 측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C양은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B양이 학대를 당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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