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찰청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경찰청 차장) 주재로 행정안전부의 경찰제도 개선안 추진 관련 논의 경과를 공유하는 ‘전국 경찰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15일 행안부가 내놓은 개선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던 경찰청은 그 뒤 처음 열린 이날 공식 회의에서 전국의 경찰들에게 개선안의 주요 내용과 의미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윤 후보자는 직접 그간 행안부와 논의했던 과정을 공유하고 개선안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경찰청이 공식적 루트는 물론 실무선에서도 수차례 행안부 측과 접촉하며 경찰 측의 의견을 강하게 전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향후 이행 과정에서도 경찰 측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전국 경찰서, 지구대, 파출소에 화상으로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일부 시도경찰청장 회의에서 “경찰청이 행안부와 물밑에서 협의하고 경찰청 의견을 개진한 끝에 우려한 것보다는 그나마 나은 개선안이 나왔다”라는 의견도 내놨다.
몇몇 경찰 지휘부는 “경찰 일선과 지휘부 등이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라거나 “향후 이행과정에서 법리적 검토가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 충분히 살펴야 한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약 30분 간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을 이어갔던 윤 후보자는 회의 도중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 관련 관계 장관 회의에 긴급 소집되면서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이후 화상회의가 종료된 뒤 자유 논의 과정에서 일부 경찰청 간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언급했던 ‘경찰청장 장관급 격상’도 행안부 측에 요청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의 경찰제도 개선안 발표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는 이날 오전 “(행안부의 개선안은) 정치권력이 경찰권을 사유화하려는 것으로 심각한 역사적 후퇴가 아닐 수 없다”라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직협은 입장문에서 행안부 안을 두고 “현행 경찰제도의 역사적 성립 절차 등을 이해하지 못하고 현 제도의 문제점만을 부각한 대안”이라며 “정부의 경찰 직접 통제가 갖는 위험성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경찰청장 인사권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행안부의 중앙통제식 조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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