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가운데 전파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알려진 ‘BA.2.75’(일명 ‘켄타우로스’)의 국내 발생 사실이 확인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추가 전파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활동량이 많은 청장년층 코로나19 확진자 10명 중 7명이 변이 바이러스 분석을 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란 해석이 나온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첫 켄타우로스 환자인 인천 거주 60대 남성 A 씨는 8일부터 의심 증상을 보였고 11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A 씨는 최근 해외에 다녀온 적이 없다. 따라서 켄타우로스의 국내 유입은 최소 열흘 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18일까지 추가 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인도 등에서 켄타우로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일부만 변이 분석을 하는 구조 때문에 이미 켄타우로스가 국내에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감시망에 걸리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방역당국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검체 중 1, 2%를 무작위로 추출해 변이 여부를 분석한다. A 씨의 켄타우로스 감염도 이렇게 찾았다.
반면 동네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은 사람은 변이 분석에서 제외된다. 60세 미만은 입원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없어서 대부분 RAT를 받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된 60세 미만 5만5086명 가운데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은 사람은 1만5613명(28.3%)에 그쳤다.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변이 분석 범위도 시도마다 차이가 있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해외 입국자의 99% 이상을 대상으로 변이 분석을 벌이는 반면, 비수도권의 한 보건환경연구원은 약 40%만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독감)를 감시하는 것처럼 전국 100~200개 병의원을 코로나19 변이 표본감시기관으로 지정해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분석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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