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신고했다면…“인하대 피해자, 추락후 1시간 넘게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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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7월 19일 10시 56분


인하대 여학생 사망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1학년 남학생이 17일 오후 인천지방법원에서 영장시리질심사 후 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인하대 여학생 사망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1학년 남학생이 17일 오후 인천지방법원에서 영장시리질심사 후 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으로부터 성폭행당한 여학생이 건물에서 추락한 뒤 1시간 넘게 방치돼 있다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준강간치사 혐의로 최근 구속된 인하대 1학년 남학생 A 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 있는 단과대학 건물에서 같은 학교 1학년 여학생 B 씨를 성폭행한 뒤 도주했다.

A 씨는 B 씨가 3층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하자 B 씨의 옷을 다른 곳에 버리고 자취방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B 씨가 당일 오전 1시 30분에서 오전 3시 49분 사이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1시 30분은 A 씨가 B 씨를 부축해 해당 건물에 들어간 시각이다. B 씨는 오전 3시 49분 피를 흘린 채 건물 입구 앞에서 행인에게 발견됐다.

1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에서  20대 여대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다. 인천=뉴시스
1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에서 20대 여대생이 숨진 사건과 관련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설치했다. 인천=뉴시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B 씨가 추락한 뒤 1시간 넘게 혼자 건물 앞에 쓰러져 방치돼 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어두운 새벽인데다 B 씨가 쓰러진 장소가 행인이 많이 다니지 않는 캠퍼스 안이라 늦게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B 씨가 행인에게 발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 동안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추락 시점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행인의 신고로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 씨는 머리뿐 아니라 귀와 입에서도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하지만 심정지 상태는 아니었고 다소 약하긴 했지만 호흡하며 맥박도 뛰고 있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피해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던 중 모니터링을 계속했다”며 “호흡과 맥박이 미약한 ‘심정지 전 상태’였고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에 B 씨가 추락한 직후 A 씨가 도주하지 않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면 B 씨를 살릴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숨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 씨를 밀지 않았다”며 고의성을 부인했다. 경찰은 일단 A 씨 진술을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이 없을 때 적용하는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추가 수사를 통해 A 씨가 B 씨를 건물에서 떠민 정황이 확인되면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바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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