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20대 남성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떨어지자 곳곳에서 돈을 빌리는 것도 모자라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심한 우울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A 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29명을 ‘심리부검’한 결과 이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A 씨처럼 경제적 문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부검이란 자살자의 유족과 지인의 진술을 통해 자살 원인을 분석하는 조사다. 보건복지부는 19일 ‘2015~2021년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를 공개했다. 매년 하는 이 분석에서 코로나19 관련 분석을 한 건 처음이다.
이들 29명의 생전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복수 응답)한 결과 수입 감소와 파산 등 ‘경제적 문제(23명)’가 가장 큰 요인이었다. 구직과 실직, 과로 등 ‘직업적 문제(19명)’가 그 다음이었다. 이 외에는 △가족관계(15명) △대인관계(8명) △부부관계(6명) 등 순이었다. 29명 중 남성이 19명, 여성은 10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30대가 각각 9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50대는 각각 4명, 60대 이상이 3명이었다.
이들 29명을 포함해 2015~2021년 심리부검이 이뤄진 자살자는 총 801명이다. 이들 중 753명(94.0%)은 사망 전 감정이나 수면시간, 식사량 등이 급격히 변화하는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87명(35.8%)은 사망 전 한 번 이상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를 했었다. 343명(42.8%)은 주변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족이나 지인 등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애플리케이션(앱)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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