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대구 동구청장 인터뷰
대구는 ‘수도권 인구 쏠림’ 축소판… 교육문제로 인구 유출 현상 심각
공교육 품질 향상에 행정 주안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할 것
“동구의 교육 혁신은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변화와 개혁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구 지도를 보면 지방은 소멸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가 쏠리는 현상의 축소판처럼 보인다”며 “대구 지역불균형 문제는 결국 교육 격차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동구가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균형 발전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6, 7대 대구시의원을 지낸 윤 구청장은 시의원 시절 교육위원과 교육위원장을 차례로 거치며 교육 행정 역량과 전문성을 쌓았다고 자부한다. 윤 구청장이 교육 환경 혁신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그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일자리를 만들고 결혼까지 시켜주는 시대”라며 “행정기관을 넘어 교육기관 역할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구청장이 교육 혁신에 나선 것은 동구가 직면한 문제 때문이다. 동구는 일명 ‘대구의 강남8학군’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와 맞닿아 있어 교육 격차로 인한 심각한 인구 유출 현상을 겪고 있다. 윤 구청장은 “동구는 2010년대 들어 신도시인 이시아폴리스와 신서혁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었다. 하지만 젊은층이 아이들의 교육 환경 문제로 동구를 떠나고 있다”며 “교육이 도시 정주 여건의 핵심 사안이다. 동구는 소외받는 아이들 없이 교육 지원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공교육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윤 구청장은 조만간 지역 내 57개 초중고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을 차례로 만나 면담하고 교육 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동구교육발전장학회의 장학 기금은 사용처를 다변화하는 한편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는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구립도서관 건립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윤 구청장은 “교육 환경이 취약한 불로동과 봉무동, 팔공산 권역에 공공도서관을 건립하고 기존 도서관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또 일정 기간 입시 전문가를 지역으로 초청해 학생들이 체계적인 입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은 공공의료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그는 “동구에는 500병상급 이상 대형 병원이 사실상 한 곳뿐이다. 동부권에 거주하는 소외계층이 중증질환을 치료받을 만한 의료기관이 사실상 없다”며 “감염병 대응 상황과는 별개로 동부권 소외계층의 의료복지 향상을 위해 공공의료원 설립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 구청장은 지역 최대 현안인 군공항 후적지(後適地·이전이나 철거로 빈 땅) 개발을 위해 대구시와 적극 소통하며 미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지역 청년 유출 방지를 위해 후적지에 반드시 대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진과정에서 무산된 팔공산 구름다리 설립 사업은 재추진할 방침이다. 윤 구청장은 “불교 조계종과의 갈등을 풀어낼 자신이 있다. 관광 측면에서도 필요하지만 교통 약자의 관점에서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 구청장 부임 후 구청 내 근무 여건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또 권위 의식을 없애기 위해 청장 집무실을 회의실 형태로 바꿔 눈길을 끌고 있다. 윤 구청장은 “구청 전체 공직자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60%를 차지한다. 공정과 상식, 정의를 강조하는 MZ세대의 요구에 맞춰 능력과 실적이 존중받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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