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칩4 동맹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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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8월까지 ‘칩4(Chip4) 동맹’ 참여 여부를 확정해 알려 달라.” 지난달 말 미국 조 바이든 정부는 한국 정부에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다. 칩4는 올해 3월 미국이 한국 대만 일본에 제안한 반도체 동맹이다. 작년 초 “21세기엔 반도체가 편자의 못”이라며 중국을 뺀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의지를 밝힌 바이든 대통령이 이제 마감시간을 정해 한국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칩4 동맹은 미국이 추진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동맹국들끼리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 전략의 산물이다. 설계, 장비, 생산 등 반도체 산업의 전 영역을 국경 안에 두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우방, 동맹국과 연합해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동맹이 완성되면 미국으로선 중국에 대한 견제 시스템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은 휴대전화,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최고의 설계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설계만 하고 생산은 해외 파운드리 업체에 맡긴다는 점이다. 파운드리 분야 1, 2위는 대만 TSMC(54%)와 삼성전자(16%)로 대만, 한국을 합한 비중이 80%다. 기억장치로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설계, 생산에서 존재감이 없는 일본이 낀 이유는 장비산업의 큰손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 일본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 ASML 등 4개 업체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이 연합하면 석유업계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갖는 것 같은 영향력을 반도체 산업에서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 참여 시 중국의 반발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를 경험한 한국 기업들로선 반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반응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립도 70%를 달성한다는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30%에 못 미쳤다. SMIC 등 파운드리가 약진한다고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대만, 일본은 이미 칩4 동맹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은 장고 중이다. 4개국이 함께 움직이면 중국도 한국만 표적 삼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기술’과 중국의 ‘시장’ 중 하나를 굳이 골라야 한다면 기술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장을 잃으면 다른 데서 개척할 수 있지만 첨단기술에서 단절되면 산업 경쟁력 자체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7월 15일 자 박중현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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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칩4 동맹을 만들려고 하는구나.

② 우리나라가 칩4 동맹에 들어가면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확률이 매우 높아.

③ 중국의 반도체 자립도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야.

2. 윗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굳이 골라야 한다면 미국을 선택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윗글에서 찾아 써보세요.
#칩4 동맹#프렌드쇼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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