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에만 노사가 7차례 교섭과 정회를 이어가며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경남경찰청은 공권력 투입을 준비했다. 경찰은 21일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 바닥에서 1m³ 구조물에 스스로를 감금한 채 농성을 이어오던 유최안 하청지회 부지회장 등을 현행범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독 내부 경찰력 진입 시 소방당국의 구조장비를 총동원하는 등 인명피해 방지 대책도 마련했으나 막판에 후폭풍을 우려해 공권력 투입을 미뤘다.
22일도 전날에 이어 경찰력이 농성장 인근에 속속 추가 배치됐다. 또 경찰 헬기가 조선소 상공을 비행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에서 노사는 오전 8시경 교섭을 재개했다. 교섭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금융동에서 기자 접근도 차단한 가운데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오전 9시 협상이 정회되자 노조 측 관계자는 “의견을 많이 좁혔다”면서도 “자칫하면 교섭이 틀어질 수 있다”라며 말을 아꼈다. 협상은 오전 11시에 재개됐다가 낮 12시 반경 다시 정회됐다.
오후 1시 40분 협상이 재개되자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협상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기자들에게 “고용승계 부분에 대해서 문구 조정만 남았고, 손해배상 소송 문제도 거의 다 됐다”고 했다. 양성필 고용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도 협상장을 찾았다.
노사 양측은 마침내 오후 4시 15분경 협상장 옆 교통안전교육장 건물에서 잠정합의안을 발표하고 손을 맞잡았다. 유 부지회장 등의 점거 농성도 해제됐다.
51일간 지속된 파업이 종료되면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유 부지회장 등 9명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장기간 농성으로 건강상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선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경찰에 출석하면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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