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는 27일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 숨진 여부사관 강모 하사의 유서에서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부대에서 강 하사에게 사전고지 없이 고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관사를 배정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예람 중사는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2차 피해 등을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수첩이 발견됐는데 그 기재 내용과 여타 정황을 볼 때 강 하사의 사망에 부대 관련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서에 따르면 강 하사는 군 복무 중 겪은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입대를 후회하고 군 생활을 원망하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강 하사를 이유없이 비난한 사람이 있었다는 점 등 부당한 처사를 겪은 이야기가 유서에 다수 적혀 있다”고 했다.
이날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강 하사 유서에는 “아무 잘못도 없는 나한테 다 뒤집어 씌운다” “내 직장이 여기가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수 있었을까” “관사로 나온 게 후회된다. 다시 집 들어가고 싶다” 등 부당한 일을 겪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강 하사를 힘들게 만든 근무환경 및 주변 사람에 대한 면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전자기기 포렌식 역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강 하사는 이 중사가 사망했던 관사를 배정 받은 것을 뒤늦게 알게돼 공포감에 시달리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20전투비행단 복지대대는 이 중사 사망과 관련한 사실을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강 하사에게 관사를 추천했다”며 “강 하사는 입주 3개월 후 해당 관사에서 이 중사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 주변 동료에게 공포감,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군 수사기관의 초동 대응에 문제점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현장감식이 종료된 후 법적 근거 없이 유가족의 유품 확보와 시신 이전을 방해하거나 저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성역없는 수사와 진상규명으로 강 하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하사는 지난 19일 오전 8시 10분경 공군 20전투비행단 영내 독신자 숙소에서 동료 부대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강 하사는 항공정비전대 부품정비대대 소속으로 지난해 3월 임관해 그 한 달 뒤부터 현 보직에 배치돼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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