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도소에서 밥상 폭행으로 30대 수형자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16시 23분


코멘트

가해자는 같은 방 60대 수형자
재소자간 폭행 사망 올해만 2번째

강원 원주교도소에서 30대 수형자가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60대 수형자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원주교도소 등에 따르면 25일 낮 12시 20분경 60대 수형자 A 씨가 방에서 함께 사용하는 밥상으로 30대 B 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의식을 잃은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 씨는 B 씨에게 말을 건넸지만 대답을 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주교도소 관계자는 “무더위 속 좁은 방에서 생활하다보면 수형자들 간에 다툼이 생길 수 있지만 사망까지 이른 사건이라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교정당국은 A 씨와 목격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후 폭행치사와 상해치사, 살인 중 해당되는 혐의를 적용해 송치하기로 했다. 또 평소 수형자 간 괴롭힘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수형자 간 폭행 사망사건은 올해 5월 경기 수원구치소, 지난해 12월 충남 공주교도소에서도 발생했다. 5월 15일에는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50대 C 씨가 20대 D 씨에게 폭행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지난달 17일 숨졌다. 조사 결과 C 씨는 조직폭력배 출신인 D 씨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공주교도소에는 20대 수형자 E 씨가 40대 수형자 F 씨의 가슴 부위를 발로 수차례 차 숨지게 했다. 강도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E 씨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27일 1심에서 다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교정시설 내 재소자간 폭행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구치소와 교도소 등에서 재소자간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은 지난해 624건으로 2017년의 464건에 비해 34.5% 증가했다.

교도관들은 교정시설 과밀화와 고질적인 교도관 부족 탓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충북 청주교도소를 찾아 “교정 업무를 살피겠다”고 밝혔지만 뚜렷한 대책 마련은 요원한 상황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