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개혁’ 논란…경대 입시생 “노력 인정해야”-순경 준비생 “기회 많아질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8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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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코 앞인데 경찰대 개혁 얘기가 나오니 어수선하네요. 경찰대에 가고 싶어 벌써 3년째 공부하고 있는데….”

경찰대 입시를 준비 중인 이모 씨(21)는 28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경찰대는 수학능력시험 외에 별도로 국영수 시험을 치르고 체력 검정도 통과해야 한다”며 “진학 후에도 단체 기숙사에서 지내며 다양한 교육 훈련을 받는데 이런 노력을 인정하지 않고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기한 ‘경찰대 개혁’ 이슈를 두고 공시생과 입시생 사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경찰공무원 준비생은 순경 출신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3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 씨(31)는 “경찰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바로 경위 계급이 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경찰대 개혁으로 순경 출신도 승진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찰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고민이 깊다. 경찰대 편입을 준비하는 대학생 우모 씨(26)는 “군 면제 폐지 등 혜택이 나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추가 개혁이 이뤄진다니 진로를 바꿔야 할지 생각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선 사관학교나 행정·외무고시도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김모 씨(27) 는 “같은 논리라면 육군사관학교, 고시 등 다른 공무원 채용 체계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도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3급 판사로 시작됐는데 이것도 불공정한 것 같다”고 했다.

경찰대와 사관학교 및 고시 등을 같은 잣대에 두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부사관-장교로 역할과 책임이 이원화된 군대와 달리 단일화된 계급이기에 사관학교와 경찰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대에서 충분히 학습한 후 경위로 임용되는 건데, 이게 불공정하다면서 폐지하는 건 판사도 법원 주사보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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