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경찰국 출범이 31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비(非)경찰대 출신 경찰국장을 중심으로 한 경찰국 16명의 면면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내부 반발이 여전한 가운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을 두고 행안부와 경찰이 또다시 신경전을 벌이면서 불편한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국무조정실의 인사 번복 논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경무관(행안부 파견 치안정책관)에 대해 경징계 의견으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전날(30일) 경찰청은 관련 입장문에서 “장관(이상민 장관) 지시를 받은 해당 경무관”이라고 설명했고, 이번 논란이 행안부에서 촉발됐다는 의미로 보도되자 행안부는 즉각 반박했다.
행안부는 “이상민 장관은 경찰 인사에 관해 경찰청에서 파견된 경무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서로 상의한 바 없고, 해당 경무관에게 인사안을 전달한 사실 자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당시 경찰청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행안부 장관은 전혀 알 수 없다. 경무관이 행안부 내 조직·인력이 아니라 경찰청에서 파견된 경찰공무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청 인사 혼선은 그간 행안부 내에 장관의 경찰 고위직 인사제청을 지원하는 조직·인력이 없어 장관의 인사제청안을 행안부가 아닌 경찰청에서 기안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이런 이유로 행안부 내 공식적이고 대외적으로 공개된 경찰 관련 지원 조직인 ‘경찰국’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경찰청은 다시 입장문을 내고 “(앞선 입장문의) ‘장관의 지시’는 ‘인사를 차질 없도록 진행하라’는 지시”라며 “국조실 조사결과에서도 장관이 치안정책관과 인사안을 공유한 바는 없다. 치안정책관은 대통령실과 협의된 최종안을 확인했어야 함에도 확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서 혼선이 비롯됐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행안부와 경찰청은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이 처음 불거졌던 지난달 21일 당시에도 책임 소재를 두고 충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 문란”이라며 경찰을 질타하면서 일단락된 듯했지만 경찰국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신경전이 재현됐다.
이 장관은 지난 29일 초대 경찰국장을 발표한 데 이어 8월1일 인사지원과장 등 경찰국 나머지 인선을 발표한다.
총경(경찰서장)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를 관할할 경찰국장에 ‘비(非)경찰대’ 출신 김순호 치안감을 임명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경찰대 개혁’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경찰 고위직 중 68.8%를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 장관은 3.6%에 불과한 순경 등 일반 출신 고위직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경찰국은 출범 직후 경찰의 오랜 인사 카르텔을 건드리는 동시에 복잡하게 얽힌 경찰 내부 여론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전날 예정됐던 전체 경찰회의가 자진철회되면서 ‘경란’(警亂)으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벌써부터 경찰 내부에선 경찰국으로 이동하는 동료 경찰에게 ‘배신자’ 낙인을 찍으려는 시도가 감지된다.
◇ 이상민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울산청 방문 공개…경찰국 해명 나서
이 장관이 전날 비공개 일정이었던 울산경찰청 방문 일정을 공개한 것은 이런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울산경찰청은 ‘경찰국 반대’ 의견을 냈던 지난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울산 중부경찰서장)이 대기발령을 받은 곳이다.
이 장관은 박성주 울산경찰청장과 20분간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경찰국 출범 이후에도 경찰국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일선 경찰관들과 만나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 총경 징계 면책 여부엔 “총경 이하 경찰관의 징계와 감찰은 행안부 장관의 권한이 아니기 때문에 관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29일 김 치안감 임명 직후 뉴스1과 만나 “두루두루 신망이 두텁고 다양한 경험이 있어 발탁했다”며 “내부 봉합 역할도 김 치안감이 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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