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압수 영장으로 클라우드 수색은 위법”… 대법 첫 판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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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뉴스1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압수수색하기 위해 발부받은 영장으로 압수대상과 연동된 클라우드 등 외부 서버 자료까지 압수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력가나 변호사로 행세하며 피해자 3명으로부터 410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A 씨는 경찰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는데, 그 안에서 불법 촬영물로 추정되는 사진과 동영상이 다수 발견됐다. A 씨가 위법한 압수수색이라고 반발하자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A 씨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와 연동된 클라우드를 통해 불법 촬영물을 추가로 확보했다. A 씨는 결국 사기 혐의와 2018~2020년 11차례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경찰이 임의제출받은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불법 촬영물의 증거 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A 씨의 클라우드에서 발견된 불법 촬영물은 적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봤다. 이에 따라 A 씨는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클라우드 내 영상에 대해 “원격지 서버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수색하기 위해선 영장에 적시된 ‘압수할 물건’에 별도로 원격지 서버 저장 전자정보가 특정돼 있어야 한다”며 “경찰의 압수는 적법절차 및 영장주의의 원칙에 반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사기 혐의를 제외한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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