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취학 논란]
당시 미래위 발표, 1년 검토끝 무산
동일 방안놓고 13년전 상황 되풀이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둘러싼 각계 비판이 커지자 2일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입장을 선회한 것은 13년 전과 ‘판박이’ 같은 상황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도 ‘선(先)발표, 후(後)논의’로 초등학교 조기 입학 방안을 추진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2009년 11월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미래위)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곽승준 미래위원장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해에 두 학년을 합치는 게 아니라 생일이 석 달 정도 빠른 어린이부터 25%씩 4년에 걸쳐 조기 입학하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교육부가 2025년에 만 6세인 2018년생 전원과 만 5세인 2019년생 중 1∼3월 출생자를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등 4년에 걸쳐 입학자를 25%씩 늘리려 했던 것과 동일한 방안이다.
미래위 발표에 담당 부처였던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조기 취학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약 1년 동안 검토한 뒤 2010년 10월에 만 5세 조기 취학이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2011년 5월 만 5세 공통과정인 ‘누리과정’ 도입을 발표했다.
당시엔 미래위가 교과부와 논의하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정책을 발표하면서 ‘월권’ 논란이 불거졌다. 교과부는 미래위 발표 하루 전에야 해당 내용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각 시도교육청과 취학 연령을 앞당기는 방안을 미리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하면서 불쑥 발표한 뒤에야 의견 수렴에 나선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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