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사건을 피해자와 코로나 격리수용자 싸움으로 갈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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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3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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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소장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 관련 공군 입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8.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 소장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 관련 공군 입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8.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공군부대에서 성폭력 사건이 또 발생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공군의 해명을 반박하며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무엇을 잘못했고 무엇이 잘못됐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엉망진창의 해명을 지속하고 있다”며 “사건을 약자인 하사들 간의 싸움으로 갈라치기하려는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2일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에서 여군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해당 부대는 이예람 중사가 20비에서 성추행을 겪은 뒤 전출돼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가해자 A준위는 B하사에게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성폭력을 일삼고 코로나19 격리숙소에 피해자를 억지로 데려가 근무기피 목적으로 확진된 C하사의 침을 핥고 손가락을 혀에 갖다 대라고 하며 엽기적인 방식으로 희롱했다. 이때문에 B하사는 본인이 피해자임에도 성폭력과 주거침입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또 다른 상급자 D원사는 B하사를 험담하고 해당 피해 사실을 알게된 뒤 A준위에게 이를 알렸다. B하사는 결국 D원사를 신고했지만 2차 가해나 명예훼손은 분리조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했다.

공군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부대는 지난 4월 B하사의 성폭력 사건 신고 직후 가해자를 구속해 1심 재판이 진행중이며 매뉴얼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며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격리 중이던 하사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성폭력 및 주거침입 혐의로 신고했고 군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신고 즉시 가해자에게 2차 피해에 대해 고지했다”며 “언론 보도 이후 격리 하사가 극도의 불안감과 2차 피해를 호소하며 본인의 피해내용이 보도되지 않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공군이 조직적으로 피해자간 싸움을 붙여 성폭행 사건을 면피하고 있다며 공군의 해명에 반박했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인 B하사는 4월14일 저녁 15비 성고충상담관에게 신고했고 가해자는 15일에 입건됐다”며 “사실관계가 다르지 않음에도 공군은 피해자의 신고시점이 4월15일이라는 잘못된 해명으로 피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차피해 고지와 관련해서는 “피해자 신고와 동시에 가해자에게 2차피해에 대한 고지를 했다면 이는 피소 사실을 피의자 소환 전에 통보해 가해자가 증거 인멸, 은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을 스스로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의 본질은 A준위가 권한을 남용하고 B하사를 기망해 엽기적이게도 B하사와 격리 하사를 모두 성희롱, 성추행하고 괴롭혀 코로나19 감염까지 확산시켰다는 점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군은 여전히 성추행 피해자를 격리 하사에 대한 가해자로 설정하고 있고 이를 방패 삼아 사건과 관련한 보도 일체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차피해를 유발한 D원사를 불기소 의견 송치한 결정에 대해서 “2차피해 유발 행위를 형사범죄로 판단하지 않는 공군 군사경찰의 태도는 성추행과 2차가해를 두둔하는 행태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사건에 대한 반성도 없이 언론플레이와 진실을 호도하며 해명을 지속하고 있는 공군의 행태를 보면 이 중사 사건을 판박이처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공군은 격리 하사 뒤에 숨지 말고 나와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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