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5세 입학’ 논란 어쩌나…교육부, 출구 못찾고 진퇴양난

  • 뉴시스
  • 입력 2022년 8월 7일 14시 38분


교육부가 ‘만 5세 입학’ 논란의 출구를 놓고 진퇴양난에 놓였다. 뒤늦은 공론화 작업에 나섰지만 이 마저도 속도가 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여론은 장관 사퇴 요구까지 번졌지만 즉시 철회를 꺼내기도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학제개편 공론화 작업을 위해 차관 주재 ‘국가책임교육강화추진단’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29일 업무계획에서 밝힌 ‘학제개편 태스크포스(TF)’ 성격의 기구다.

교육부는 최근 학제개편을 논할 때 ‘국가교육책임제’라는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학부모단체 간담회부터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위한 간담회’라고 불렀다.

이번 논란이 촉발된 지난달 29일 교육부 발표 자료를 보면 찾을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이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입하는 학제개편 방향’과 ‘유보통합’, ‘기초학력 보장’을 묶는 표현이 ‘국가교육책임제’다.

복수의 교육부 고위 간부들은 ‘2025년부터 3개월씩 4년에 걸쳐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1년 앞당기겠다’는 ‘시나리오’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알려진 것이 ‘오해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가 사회적 합의 전엔 추진 않겠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반발에 물러선 것처럼 와전됐다’고 보는 것이다.

교육부 고위 간부는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은 국가교육책임을 강화해서 출발선상에서의 교육의 기회 균등, 새로운 교육의 틀을 만들어가는 선상에서 논의하려던 것”이라며 “오는 9일 국회 교육위에서 학제 개편에 모든 힘을 쏟으려던 게 아니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부가 공론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반대 여론이 확인된 만큼 공론화를 하는 의미가 있는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교육부가 ‘만 5세 초등 입학’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정책을 추진한 주체는 어디인지 그 의문이 꼬리를 물고 커지고 있는 이유다.

교육부 안팎에서는 박 부총리가 초반부터 성과에 몰두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부총리는 임명 전부터 음주운전 논란과 같은 자질 시비에 시달려 왔다.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직후 대통령실에서는 ‘박 장관이 일로써 해명 이상의 결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감싸는 말이 흘러 나왔다.

거기다 교육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초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와 맞물린 조직 축소나 폐지 가능성에 시달렸다. 이 같은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박 부총리 참모들이 ‘만 5세 초등 입학’에 제동을 걸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알려진 것처럼 입학연령 단축은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됐으나 결국 철회됐다. ‘사회적 논의를 먼저 해야 했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부에서도 대입 공론화,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이 있던 만큼 교육부 관료들이 몰랐을 리 없다.

때문에 교육부가 스스로 ‘만 5세 초등 입학’ 철회를 발표하는 것은 결국 박 부총리의 거취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공론화 포기 역시 교육부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교육부가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스스로 택할 수 있는 출구는 아니다.

대통령실 앞에서 반대 운동을 이끌던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는 오는 9일부터 집회를 재개할 방침이다. 8일부터는 1인 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교육부 등과 실무 접촉을 갖고 정책 철회를 다시 한 번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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