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건물과 도로, 선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시흥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비를 맞으며 작업하던 근로자 1명이 감전돼 숨졌다.
이날 각 지역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도로 침수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경 인천 부평경찰서와 주안역 인근 도로에선 빗물이 사람의 엉덩이 높이까지 차올라 차량이 침수됐다. 경기도에서는 3번 국도 등 도로 25곳이 폭우로 통제됐다. 서울시는 중랑청 수위가 높아지자 이날 오후 6시 반부터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을 전면 통제했다.
경기 구리시와 하남시, 강원 철원군 등에서는 주택와 상가 건물 침수가 발생했다. 인천에서는 부평구 십정동의 한 주택 지하 세대가 침수됐고, 부평동의 한 건물 지하 태권도 도장에서는 물이 차오르며 원생 등 10여 명이 대피했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경기 부천시에선 병원 등이 입주한 건물 지하가 침수되면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 등 340여 명이 이날 오후 1시 30분경부터 5시 20분까지 약 4시간 동안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서울 강동구에선 낙뢰로 241채 규모 아파트 단지의 전기 공급이 40분간 중단됐다.
인명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12시 경기 시흥시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에서 전기 그라인더로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50대 중국인 A 씨가 감전돼 숨졌다.
경기 양주시 광백저수지에선 이날 오후 12시 반경 1명이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119 구조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강원 철원군 담터계곡에서도 4명이 탄 차량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 경기 연천 중면 183.0㎜, 경기 포천 관인면 158.5㎜의 비가 내렸다. 우리나라 연간 총 강수량이 1000~1300㎜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에선 1년간 내릴 비의 10~18%가 하루 새 쏟아진 것.
이번 폭우는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정체전선이 한반도 상공을 가득 메운 ‘물주머니’를 터뜨렸기 때문이다. 정체전선은 주말까지 한반도 상공에 머물며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11일까지 중부지방과 전라, 12일 충청과 전북, 13일 오전 충청에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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