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가 중부지방에 8일부터 사흘째 이어지면서 산사태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산사태는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2, 3일이 지난 후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비로 강원과 경기에서 산사태가 잇따랐고, 서울에서도 동작구 경문고 후문 인근에서 산사태가 일어나며 축대가 무너져 학교로 토사가 유입됐다. 산사태 경보는 10일 오후 3시 기준 서울 관악구, 경기 광명·군포·부천시와 양평군, 강원 횡성군, 세종시 등 전국 7개 지역에 내려져 있다. 서울 서초·동작·강서·금천·구로구를 비롯한 전국 32개 지역에는 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 지역에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건 2019년 6월 이후 3년여 만이다.
대량의 빗물은 수일에 걸쳐 땅속에 스며들면서 지반을 약하게 만들어 산사태를 유발한다. 2011년 16명이 사망한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의 경우에도 호우가 시작된 뒤 사흘 만에 발생했다.
임상준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평소 물이 없던 땅이나 옹벽, 산지 비탈면 등에서 물이 솟거나 흘러나온다면 땅 속 수량이 포화 상태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즉시 신고하고 대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지면, 포장도로에 보이지 않던 균열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경우,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나무가 흔들리거나 기우는 경우 등도 산사태를 의심해야 한다.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sansatai.forest.go.kr)에서 지역별 산사태 위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사태정보시스템은 자연 요인에 의한 산사태 위험을 표시할 뿐 지반 공사 등 인위적 요인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집 주변 전조 현상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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