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으로 실형을 확정받고 수감 중인 정경심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을 멈춰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검찰이 정 전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심의를 진행한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오는 18일 오후 2시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연다.
형집행정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수형자에게 형의 집행을 계속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보이는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검사 지휘에 의해 형벌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이다. 주로 수형자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 형집행정지를 한다.
심의위는 박기동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주재하며 그를 포함해 5~10명의 위원으로 이뤄진다. 내부위원은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와 직원 중에서 임명되며, 외부위원은 학계, 법조계, 의료계, 시민단체 인사 등으로 위촉된다.
검찰은 심의위의 논의 결과를 고려해 정 전 교수의 형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한다.
정 전 교수는 지난 1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는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허위로 작성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및 공주대, 단국대 등 인턴 경력 서류를 자녀 입시에 활용해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모씨로부터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투자한 2차 전지업체 WFM의 미공개 정보를 전달받고, 이를 이용해 차명으로 약 7억13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한 혐의 등도 받았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전 교수는 딸 조모씨의 장학금 의혹 등으로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정 전 교수는 지난 6~7월께 구치소 내에서 4차례의 낙상사고를 겪었다고 한다. 또 허리통증과 하지마비증상으로 약물치료 중이었는데, 지난달 22일 재판을 마친 뒤 진단을 받은 결과 허리디스크가 파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교수 측 법률대리인은 “디스크 협착 및 추간판 탈출증, 고관절 고도 골다공증, 뇌수막종을 동반하는 뇌종양과 다발성 뇌경색증이 확인됐다”라며 “좌측 눈에는 안와골절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까지 받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뇌경색으로 인한 낙상사고까지 동반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전 교수는 고혈압, 당뇨, 허리디스크 등의 기저질환을 안은 채 3년간의 재판과 장기간 수감생활을 어렵게 이어왔다”면서 “재판에서 졸도를 해 응급실에 실려 가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구치소 내 의료체계의 한계로 정경심 피고인이 구치소 내에서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형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정 전 교수는 검찰에서 지정한 장소에 머물며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형집행이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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