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본부가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 점거 시위를 사흘째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8일 화물연대의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가 본사 앞 도로를 점거한 채 대규모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하이트진로 집단해고 및 손배소송 철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집회 진행을 위해 하이트진로 앞 영동대로 7차선 가운데 3개 차선이 통제됐다. 주최 측이 신고한 집회 참가 인원은 1000명이다.
이번 집회에는 점거 농성 중인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노조원들도 참가했다.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 16일 오전 6시께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들어와 1층 현관을 봉쇄하고 1층 로비와 옥상을 점거한 뒤 이날까지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기준 옥상 점거 인원 10명 가량을 포함해 30여명이 본사 내부에 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자들이 15년 전 임금을 그대로 받는 것도 모자라 2008년에 삭감당했다”며 “하이트진로가 작년에 수백억의 이윤을 넘겨 주주 배당하고 돈 잔치하면서 15년째 임금 동결한 우리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들을 길거리, 홍천강, 급기야 광고판으로 몰아냈다”고 주장했다.
정찬무 조직쟁의실장은 “윤석열 정권이 어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공권력 투입을 운운하더니 서울청 경비부장이 하이트진로를 방문했다”며 “법대로 이야기하면서 손해배상, 가압류, 업무방해 가처분으로 화물노동자 때려잡겠다는 걸 두고볼 수 있나”고 토로했다.
본사 옥상 광고판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건수 노조원은 전화 연결을 통해 “하이트진로 지부가 현재 99일차 투쟁에 접어들어 청주, 이천 등을 거쳐 청담 사업부까지 오게 됐다”며 “사측의 압박과 공권력 저지에도 불구하고 하나된 마음으로 청담사옥에 오게 돼 목숨 걸고 생존권을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원이 발언을 마치자 지상에 있는 다른 노조원들은 “고공농성단 힘내라”고 외치며 화답했다. 이외에도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회계사 등이 연대 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10개 기동대 등 경력 600여명을 현장 관리에 투입했다. 노조원들과 경찰 사이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김세의 전 기자가 현장에 방문하면서 노조원들이 반발하는 등 잠시 소란을 빚기도 했다.
화물연대는 이달 2일부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강원 공장에서 파업으로 인해 수양물류 소속 조합원 132명이 계약 해지된 것을 무효화하고, 일부 조합원을 상대로 업무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한 것도 취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수양물류 소속 조합원들이 임단협으로 요구한 운임 30% 인상과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의 70% 공회전 비용 제공 등을 하이트진로가 직접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측은 화물연대가 하청업체인 수양물류와 화물차주 간 협의 과정에 개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이번 옥상 점거 사태와 관련해 전날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에 대해 업무방해, 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적시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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