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노동운동을 함께한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순호 경찰국장의 교체 요구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교체 요구를 일축했던 기존 입장에서 다소 달라진 것이다.
이 장관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안부 및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이 밀고 의혹을 거론하며 “이런 사람을 경찰국장 시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민주당 이성만 의원의 교체 요구에도 “아까 검토해 보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김 국장을 발탁한 경위를 묻는 질의가 이어지자 “30년 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30년 후의 잣대로 그 직이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가 받고 있는 의문이 합리적인지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했지만 야당의 압박이 계속 이어지자 ‘교체 검토’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행안부 관계자는 “야당 의원의 지적을 경청하겠단 취지로 말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지금 교체는 어렵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김 국장은 자신이 활동했던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와 관련해 ‘이적단체가 맞느냐’는 질의에 “맞다”고 답해 야당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법원은 2020년 재심을 통해 인노회는 이적단체가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김 국장은 “그 당시 이적단체였다는 의미로 말했고 27년간 이적단체로 인정돼 왔던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