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기에 들어선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약 두 달만에 처음으로 꺾일 조짐을 보이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주중에도 이 흐름이 유지되면, 8월 말이 정점이 될 것이란 정부의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국내 유행이 예측 가능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다만 시기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기 좋은 가을, 겨울을 향하고 있어 우려 수위가 여전히 높다. 새로운 원조 오미크론 백신과 현재 우점종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주 BA.5 전용 백신까지 잇달아 출시될 예정이어서 방역당국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이들 백신의 도입 시차가 짧아 접종전략 수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당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국은 이달 말 개량 백신 도입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2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만944명 발생했다. 이는 일요일 기준(토요일 발생 확진자) 1주전 대비 7% 감소한 규모이면서, 6월 19일 6065명(전주 대비 18% 감소) 발생 이후 9주 만에 전주 대비 처음 감소한 것이다.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오랜만에 확진자가 줄면서 국내 유행 억제에 긍정적 신호가 나온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국내 최대 유행기였던 가을과 겨울이 다가오면서 우려가 크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유행과 더불어 올 초 국내서 상당히 많은 접종이 이뤄진 3차 백신의 효력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앞으로 국내 도입될 새로운 백신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은 새 백신을 통해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모더나는 ‘우한 바이러스’와 ‘원조 오미크론 BA.1’을 동시 예방하는 ‘2가 백신’을 개발해 지난 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서를 냈다. 18세 이상 부스터샷 접종용이다. 영국에선 지난 15일 이 백신을 허가했다.
이 백신이 승인을 받으면 국내서 9~10월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BA.1은 올 초까지 국내 유행했고, 현재는 확진자의 약 90%가 BA.5에 감염되는 실정이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현재 BA.5 전용 백신도 따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는 연말쯤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물론 이번 모더나의 BA.1 전용 2가 백신은 4차 접종시 3차 접종자 대비 현재 유행 중인 BA.5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6.3배 더 높아 BA.5에 대한 예방 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BA.5 전용 백신이 짧은 시차를 두고 도입될 예정이어서 방역당국의 국내 적용 전략을 두고 셈법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일단 당국은 기존 백신으로 4차 접종 등 추가 접종을 독려하면서도 첫 개량백신이 나오는 대로 이를 신속히 도입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개량백신 도입 계획에 대해 “모더나의 2가 백신에 대해 사전 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심의 신청이 진행되는 대로 개량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 방역상황이나 도입 일정과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8월 말쯤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BA.5 전용 백신은 10월 말 이후 또는 연말에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A.4나 BA.5에 대한 개량 백신이) 10월 정도에 개발이 완료되고 사용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기다려 봐야 한다”며 “지금 백신도 고령층, 고위험군에서 중증화·치명률 감소에 기여하고 있어 현 백신으로 접종 대상자들에게 4차 접종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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