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사진)은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온천, 관광, 산업 등 다양한 기반을 가진 아산은 이제 문화예술의 도시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잇따라 시민 간담회를 열어 시정 방향을 주민과 발 빠르게 공유하는 한편 주민 아이디어를 시정에 흡수하고 있다. 참여자치위원회 설치·운영안을 시장 1호 결재로 승인하고 매월 한 번 ‘365 열린 시장실’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인하대 행정학 박사 출신인 박 시장은 행정자치부 지방공기업혁신단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선거 공약을 직접 만들었다는데….
“정책 분석을 전공했고 그동안 중앙 및 지방 정부의 발전 전략을 수립해 왔다. 연이어 선거에 패배한 지난 6년간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시민들과 삶의 현장에서 책상머리 지식들을 다듬는 과정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약을 100% 직접 만들 수 있었다.”
―시정에 ‘미션’을 제정한 것이 눈에 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전이 아닌 미션을 제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미션은 ‘시민 모두를 행복하게 하자’다. 공무원들의 존재 이유이자 모든 일의 체크리스트는 시민 행복이어야 한다.” ―아산의 정체성을 문화예술 도시로 정했다.
“아산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온천관광 신혼여행지였다. 이후 역동적인 산업도시로 주목받아 왔다. 이제 문화예술 도시로 자리매김시킬 생각이다. ‘신정호 아트밸리’를 도시 브랜드로 육성하겠다.” ―목표는 국가정원 지정인가.
“신정호 주변에는 건축미를 갖춘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현재 30여 개인데 100여 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두 갤러리로 지정해 수준 높은 전시·공연 공간으로 만들겠다. 이를 토대로 신정호 일원에서 음악, 미술, 조각, 무용, 영화, 건축 등 다양한 장르의 국제 비엔날레를 열겠다. 2024년까지 지방정원, 2030년까지 국가정원에 등록시키는 것이 목표다.” ―아산항을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2020년 총선에 나와 ‘아산은 항구다’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민들은 이 슬로건을 통해 아산이 항구도시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2040년 평택당진항이 포화 상태에 이른다. 충남권 물동량을 해소하고 대중국 무역을 활성화하려면 아산항을 개발해야 한다. 평택∼당진∼아산으로 이어지는 트라이포트다. 현재 아산항만구역은 갯벌인데 보존가치가 낮다. 2024년 4차 국가항만계획에 ‘아산항’이 반영되도록 하겠다.”
―아산의 100년 대계를 꾀하겠다는 얘긴가.
“현대자동차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있는 아산에 항구는 날개나 다름없다. 평택항은 지금 국제항인데 항구가 없었을 때 누군가 씨앗을 뿌린 결과다. 지방자치의 단점 가운데 하나는 재임 시절 가능한 일만 계획한다는 거다. 아산항 개발은 완성까지 수십 년이 걸린다. 아산 100년 대계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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