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슬로프’ 美 유타주의 비결… 170년 역사의 주립대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5일 03시 00분


송도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전경.
송도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전경.
지난해 美 언론매체 CNBC는 미국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주로 1위 버지니아, 2위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유타를 3위로 선정했다. 유타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사업하기 좋은 주로 여섯 차례에 걸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국내에 잘 알려진 유타는 320만 인구의 평균 나이가 31.3세로 미국 전체 주민들 평균 나이보다 7년이나 젊다. 미국 통계청과 노동부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1년 한 해 동안 유타는 미국 전국 평균 5.7%를 크게 웃도는 6.7%의 GDP 성장률을 보였고 2021년 5월부터 최근 1년 동안 약 5만5000 개의 일자리를 추가해 현재 166만2000여 개의 일자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타의 실업률은 2020년 12월 3.6%에서 2021년 12월 1.7%로 줄어들며 네브라스카에 이어 두번째로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와 반도체 제조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기업가치 30억 달러에 달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기업 포디움과 전자상거래 회사 패턴, 핀테크 기업 MX테크놀로지, 배송조회 사이트인 루트 등 4개의 유니콘과 스타트업 수천 개 업체가 유타에 있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가 골짜기에 자리한 반면, 유타에 있는 주요 IT 기업은 스키장을 연상하게 하는 언덕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미국 언론은 가장 빠르게 새로운 IT 중심지로 성장하는 유타를 실리콘밸리에 빗대어 ‘실리콘 슬로프’라고 부른다.

유타주 ‘실리콘 슬로프’에 위치한 어도비시스템 사옥.
유타주 ‘실리콘 슬로프’에 위치한 어도비시스템 사옥.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유타주의 비결은 무엇일까. 랜스 소프 유타주 경제개발청 산업국장은 “대학의 창의력을 기반으로 이룬 기술 혁신을 개별 기업에 적용함으로써 유타가 미국 IT 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립대학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배출하고 기업이 이들을 수용하면서 지역 경제가 지속적인 동력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170년 역사의 미국 주립대학 유타대는 세계 100위권(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 선정) 연구 중심 대학으로 유타주의 고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유타대 데이비드 에클레스 경영대학은 US 뉴스앤드 월드리포트의 MBA 프로그램 평가에서 기업가정신 부문 전미 1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도비의 존 워녹, 애니메이션 회사 픽사의 에드윈 캐트멀, 메리어트호텔의 J 윌라드 메리어트, 고어텍스의 윌버트 L 고어, 넷스케이프의 제임스 클라크 등 세계적인 기업의 창업주들이 유타대 출신이다.

[INTERVIEW]높은 취업률로 졸업 후 3년간 미국서 일할 기회 얻어


미국 유타대 테일러 R 랜들 총장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테일러 R 랜들 제 17대 유타대 총장(사진)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모교에서 회계학 전공으로 우등 졸업한 랜들 총장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유타대 회계학 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했으며 2009년부터 유타대 데이비드 에클레스 경영대 학장으로 근무해오다 올해 유타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부터 2021년까지 12년 동안 유타대 경영대 학장으로 근무하였다. 어떻게 경영대학을 이끌었나.

“오로지 인재에 집중하였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교수진을 끌어모으고 유지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가장 우수하고 똑똑한 학생들을 모집했다. 지난 12년 동안 교수진과 학생들의 자질은 미국 최고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회계학과 정보시스템학 전공이 아시아캠퍼스에 새로 개설되었다. 두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달라.

“인천 송도 아시아캠퍼스에 두 전공을 개설하게 돼 상당히 기쁘다. 회계학과 정보시스템학은 유타대 경영대가 자랑하는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P&G 전 CEO이자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보훈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맥도널드 등 미국 주요 기업의 CEO와 CFO로 활동하고 있는 경영대 동문들이 많다. 미국 회계 전문 매체인 퍼블릭 어카운팅 리포트에 따르면 유타대 회계학 전공은 전체 미국 대학교 회계학 프로그램 가운데 25위 안에 들 정도로 수준이 높다. 정보시스템학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최신 정보기술(IT)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학문이다. 조직이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IT 보안,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구축, 제품 및 프로세스 관리, 비즈니스 지능 분석 등 수요가 많은 다양한 영역을 집중해서 배운다. 정보시스템학 졸업생은 일반적으로 IT 프로젝트 관리자, 데이터 분석가, IT 보안 분석가, 네트워크 및 시스템 관리자,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웹 개발자로 고용된다.”

―회계학과 정보시스템학 전공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어떠한가.

“두 전공을 마친 유타대 졸업생들은 98%의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졸업 후 평균 초봉 역시 상당히 높다. 회계학은 5만6000달러(약7200만 원), 정보시스템학은 6만3000달러(한화 약8200만 원)에 달한다. 졸업생들은 이른바 빅4로 알려진 딜로이트, 어니스트앤드영, KPMG, PWC 등 대규모 회계법인과 구글, 아마존, 델 등 IT 기업에 취업해 근무하고 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졸업 후 미국에서 3년 동안 일할 수 있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기회를 얻는다. 5년 만에 경영학 학사 학위와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학·석사 연계과정도 제공한다. 회계학과 정보시스템학 전공 학생들은 입학 후 2년은 아시아캠퍼스에서, 3학년 과정은 솔트레이크시티 캠퍼스에서, 4학년 과정은 다시 아시아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졸업한다. 학석사 연계과정의 경우 마지막 1년을 다시 솔트레이크시티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졸업한다.”

―향후 아시아캠퍼스 운영 계획은?

“개교 이후 해마다 학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 대학의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는 것과 정반대다. 해마다 새로운 학과 프로그램을 아시아캠퍼스에 배치할 예정이다. 회계학과 정보시스템학 등 두 전공을 신설했고 작년부터 부전공으로 게임학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유타대의 게임학은 미국 전체 대학 프로그램 중 1, 2위로 평가받을 만큼 최상위권에 속한다. 게임산업이 발전한 한국에 게임학 부전공을 유치하게 돼 기쁘다. 두 캠퍼스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전공을 도입해 한국에서 유타대 아시아캠퍼스가 진정한 미국식 핵심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유타대는 2014년 9월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확장형 캠퍼스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유학 비용보다 저렴한 수업료로 3년간 송도캠퍼스에서 공부하고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캠퍼스에서 1년간 공부하면서 미국 유타대와 동일한 졸업장을 받는다. 현재 유타대 아시아캠퍼스에는 전기컴퓨터공학, 심리학, 신문방송학, 영화영상학, 도시계획학, 회계학, 정보시스템학 등 7개의 학부 전공과 게임학, 전략 커뮤니케이션학, 다큐멘터리학, 리더십학, 심리학, 도시계획학 등 6개의 부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2023학년도 봄 학기 1차 우선 지원 마감일은 10월 30일, 2차 우선 지원 마감일은 12월 15일, 최종 지원 마감일은 2023년 1월 18일이다. 우선 지원자에게는 조건에 따라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에듀플러스#실리콘슬로프#유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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