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특단조치” 하루만에 대책 발표… 실종자 수색하듯 경찰 도움 받기로
개인정보 침해 우려… 시일 걸릴듯
‘복지멤버십’ 대상 전국민으로 확대… 새로 받을 지원 정부가 먼저 안내
보건복지부는 연락이 닿지 않는 ‘복지 위기가구’에 대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소재를 파악하겠다는 방침을 24일 내놨다. 경찰이 실종자나 가출자를 수색하듯이 ‘증발’된 위기가구를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하지만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실제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은 24일 오전 ‘복지 사각지대 발굴, 지원체계 개선’을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검토했다. ‘수원 세 모녀’처럼 행방이 불투명한 복지 위기가구가 포착될 경우 개인 위치정보를 비롯해 신용카드 명세,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열람해 신속히 찾아내는 방식이다. 이날 간담회에 경찰 관계자가 참석한 배경이다.
복지부는 다음 달부터 ‘복지멤버십’ 운영도 확대하기로 했다. 가입자의 가족이 사망하거나 수입이 줄어드는 등 상황이 변해 기존에 받지 못하던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될 경우 이를 정부가 먼저 안내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생계급여, 의료급여 등 15종 복지사업 수급자만 가입 대상이었는데, 9월부터 전 국민이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 나온 경찰 관계자는 연락 두절된 위기가구를 찾기 위해선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행법상 경찰은 실종자를 수색할 때도 미성년자나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위치 및 통신기록 확인을 할 수 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권력이 개입해 당사자 의지와 관계없이 개인정보를 열람하겠다는 것”이라며 “좋은 의도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오히려 당사자 반발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지멤버십 또한 당사자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웹사이트에 접속해 스스로 가입 신청을 해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령층 등 취약계층은 신청 과정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단순히 대상 범위만 늘려선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무료급식소나 고용복지센터 등 잠재적 취약계층이 찾을 만한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가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다음 달 6일부터 위기가구 발굴에 활용하던 공과금 체납, 단전, 단수 등 위기 정보를 기존 34종에서 39종으로 늘린다. 복지부는 이러한 위기 정보가 여러 건 확인된 사례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는데, 수원 세 모녀의 경우 건강보험료 체납 항목 하나만 해당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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