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과 축구하다 “두개골 깨자” 말에 분노, 폭행한 50대 벌금형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축구를 하다가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며 초등학생을 폭행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최형철)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 씨(52)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0년 5월 10일 대전 중구 아파트 내 풋살장에서 초등학생 B 군(12)과 축구를 하며 골키퍼를 맡았다. 축구를 하던 B 군은 “아저씨 두개골을 깨버리자”고 말했고 이에 화가 난 A 씨는 B 군을 향해 축구공을 발로 차고 손날로 양쪽 쇄골을 4회 내려쳤다.

1심 재판에서 A 씨는 훈계 차원에서 손가락 부분으로 가볍게 쳤다며 폭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초등학생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판결에 불복한 A 씨는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B 군이 입은 상해가 경미하고 일상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A 씨의 혐의를 상해가 아닌 폭행으로 변경하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폭행한 동기가 훈계에 있었다기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여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계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아동복지법에 따라 훈계를 위한 상당한 수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이 어린 피해자를 폭행해 피해자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할 뿐 진지한 반성이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며 “다만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심한 말을 해 분노를 유발한 측면이 있다.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