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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인천 빌라 흉기 살인’ 유족의 절규 “제가 현관문만 안 열어줬어도…”
뉴시스
업데이트
2022-08-25 14:23
2022년 8월 25일 14시 23분
입력
2022-08-25 14:22
2022년 8월 25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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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숨진 피해자의 딸이자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입니다. 지금도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그날 제가 직접 현관문을 열어줬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죄책감은 제가 아니라 저기 앉아있는 피고인이 느껴야 할 감정이잖아요.”
25일 인천지법 형사14부(재판장 류경진) 심리로 열린 ‘인천 빌라 흉기 살인사건’ 첫 재판에서 피해자 유족의 절규에 법정 안은 눈물바다가 됐다.
그러나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57)씨는 “전체적인 행위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다”면서도 “계획적 살인이 아닌 우발적 범행인 점을 참작해달라”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인 또한 “피고인이 방어 차원에서 흉기를 챙겨 갔던 것”이라며 “피고인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치료받는 상태였다는 점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피해자의 딸이자 목격자인 C씨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했고, A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만으로도 판단이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증거조사나 유죄 입증 관련 부분은 이미 증거가 충분히 다 제출됐다”면서 “목격자에게 증인석에 앉아 말하는 것보다 피해자 가족으로서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정리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피해자의 딸 C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피고인이 얼마나 잔혹했고 계획적이었는지, 이 사건으로 저희 가족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이야기하고 싶다”며 울음을 삼켰다.
C씨는 “피고인이 범행 당시 흉기를 2개나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실수하고 오해한 부분이 있으니 사과하겠다’며 저희를 회유했다”면서 “피고인의 속임수에 넘어간 저는 현관문을 직접 열어줬고, 아버지는 아무런 의심 없이 순순히 나갔다”고 회상했다.
또 “현관문이 닫히고 불과 몇초 만에 큰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아버지가 흉기에 찔려 있었다”며 “피고인은 그 광경을 보고 소리 지르는 저를 노려보더니 제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한번 더 찔렀다”고 오열했다.
이어 “피고인이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이는 감형을 위한 진실되지 않은 반성문이다”면서 “피고인은 오늘 재판까지 두달이라는 시간 동안 저희 가족에게는 사과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 밖에도 C씨는 “아버지가 생전 저희 남매의 학비나 생활비뿐만 아니라 여든이 넘은 할머니를 모시면서 병원비까지 모두 혼자 감당하셨다”며 “아버지가 없는 지금 저희 가족은 갑작스러운 경제적 어려움에 정상 생활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감형을 위해 계획된 범행임을 인정하지 않는 피고인의 모습에 치가 떨리고 화가 난다”면서 “피고인이 빠르게 사회로 나와 다시 저희의 이웃이 된다는 게 너무 두렵고 억울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20일 오후 9시53분 인천 부평구 청천동 한 빌라 3층 복도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를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목과 복부 등을 크게 다친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건 당일 끝내 숨졌다.
A씨는 평소 같은 빌라에 거주하는 B씨의 가족들이 층간소음을 낸다고 의심해 이들과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가 자신을 경멸하고 무시한다는 생각에 빠져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씨는 해당 빌라 1층에, B씨는 3층에 각각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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