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약 투약범 잡고보니…쌍방울 ‘횡령·배임’ 혐의로 조사받는 핵심인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5일 17시 20분



수상한 자금 흐름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쌍방울그룹의 핵심 관계자가 대량의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쌍방울 관계사인 K 사 대표 박모 씨(50)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22일 구속해 수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박 씨를 19일 체포한 뒤 추가 수사를 거쳐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2일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

박 씨는 올 6월경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이용해 마약 판매책에게 접근한 후 암호화폐 등을 주고 필로폰 10g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폰 10g은 약 3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 TV 분석 등을 통해 박 씨가 마약사범들이 주로 쓰는 ‘던지기 수법’ 등을 통해 필로폰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가 수사 중인 쌍방울의 수상한 자금 흐름 사건과 관련해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검찰은 올 6월 쌍방울 내 주요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할 당시 박 씨의 PC 등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쌍방울의 실소유주인 김모 전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김 전 회장이 쌍방울을 인수한 2010년 직후부터 쌍방울 임원으로 활동해왔다. 2019년에는 쌍방울 측에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K 사의 대표로 취임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K 사는 2019년 10월 쌍방울이 발행한 100억 원의 전환사채(CB) 중 50억 원을 사들이고, 이 CB를 다른 계열사에 되파는 역할을 했다. 이에 검찰은 박 씨를 이달 초 불러 해당 CB의 성격 및 자금 행방 등에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정원두)는 25일 서울 강남구의 KH 그룹 본사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KH는 쌍방울과 2018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CB를 서로 사고파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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