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IT-제약산업으로 무장한 인도,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과학 인재 많아 첨단 산업 발달하고 전 세계 복제약의 20% 공급
매년 7%대 가파른 성장세 보여… 신분제와 낮은 소득으로 국민 고통
외교는 중국-파키스탄과 갈등… 선진국 진입 발목잡는 문제 많아

면적 세계 7위, 인구 세계 2위의 인도는 전 세계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제약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강국이 됐다. 사진은 벵갈루루에 있는 아웃소싱 위주 IT 기업 건물 앞을 인도인들이 지나가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면적 세계 7위, 인구 세계 2위의 인도는 전 세계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제약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강국이 됐다. 사진은 벵갈루루에 있는 아웃소싱 위주 IT 기업 건물 앞을 인도인들이 지나가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얼마 전인 8월 15일은 우리나라의 광복절이었습니다. 8월 15일 독립을 맞이한 나라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인도입니다.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독립했고, 인도는 2년 뒤인 1947년 8월 15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오늘의 세계 지리 이야기는 우리나라와 독립기념일을 공유하는 인도 관련 이야기입니다.
○ 전 세계 면적 7위, 인구 2위의 인도
면적 세계 7위, 인구 세계 2위의 인도는 전 세계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제약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강국이 됐다. 지도는 인도 전체 모습 및 IT 중심 도시인 벵갈루루 위치. 게티이미지코리아
면적 세계 7위, 인구 세계 2위의 인도는 전 세계에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제약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강국이 됐다. 지도는 인도 전체 모습 및 IT 중심 도시인 벵갈루루 위치. 게티이미지코리아
인도의 국토 면적은 약 328만 km²입니다. 한반도보다 16배가량 넓으며,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넓은 나라입니다. 인도 반도는 본래 유라시아 대륙과 별개의 대륙이었지만 지각판 이동을 통해 지금처럼 붙어 있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인도 반도는 반도가 아니라 대륙에 버금가는 ‘아(亞)대륙’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인도 인구는 2022년 추정치 약 14억1000만 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인도의 인구 증가율은 연평균 1% 수준이지만 중국의 인구증가율이 0.3%에 불과해 이르면 2023년경 인도가 세계 인구 1위 국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인도는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를 가진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인도가 가진 저력은 단지 국토와 인구만이 아닙니다.
○ 첨단 산업과 제약 중심의 경제대국
인도의 경제 규모는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큽니다. 또 첨단 산업의 메카이기도 합니다. 이는 인도의 과학 분야가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노벨상 수상자가 12명으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특히 과학 분야 수상자가 4명이나 됩니다.

또한 인도공과대는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최정상급 교육기관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특히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의 IT 전문 인력 중 6%가 인도 출신인데, 이들 대부분이 인도공과대 출신입니다.

여기에 인도는 영국의 식민 지배 경험이 있어 영어 사용이 원활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와 낮과 밤이 반대인 12시간 시차가 나서 미국과 연속적인 IT 업무가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도 있습니다. 덕분에 인도 남부의 벵갈루루는 규모상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갈 만한 IT 중심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인도가 가진 또 하나의 강력한 산업 분야는 제약 산업입니다. 보통 하나의 약이 개발되면 일정 기간 특허법으로 약의 제조 기술이 보호됩니다. 그러다가 특허 기간이 끝나면 누구든 약을 복제해서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이런 복제약의 주요 생산국입니다. 전 세계 복제약의 20%를 인도가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 인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산 허가를 인증받은 제약사가 200여 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 넘어야 할 장벽도 적지 않아
인도는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매년 7%대의 가파른 경제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가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많습니다. 인도의 선진국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뿌리 깊은 카스트 제도입니다. 카스트 제도는 일종의 신분제로 피부색에 따른 ‘바르나’와 직업과 가문에 따른 ‘자티’로 구분됩니다. 사실 카스트 제도와 이로 인한 사회문제는 너무나 복잡해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카스트가 헌법으로 철폐된 오늘날에도 실제로는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인도인 사이의 갈등이 발전을 저해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낮은 제조업 수준입니다. 보통 국가의 경제 수준이 낮을 때는 제조업이 고용을 창출해 국민들의 소득 수준을 높이는 효과가 강합니다. 그런데 인도는 제조업 발전 수준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2019년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8.8%지만, 인도는 17.4%에 그쳤습니다. 즉, 인도는 제조업이 덜 발달한 채로 성장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제조업을 통한 국민 다수의 소득 증가가 미약했습니다. 따라서 인도는 IT 분야의 성장을 통해 탄생한 소수의 부자는 있지만, 많은 국민이 여전히 가난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인도의 1인당 GDP는 아직도 2000달러가 되지 않습니다.

셋째, 주변 국가와의 지정학적 문제가 있습니다. 인도는 북쪽으로 중국, 서쪽으로 파키스탄과 접해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영토 문제로 오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원래 같은 국가였지만 종교적 차이로 인해 갈라선 이후 현재까지 사이가 매우 나쁩니다. 과연 인도는 이러한 장벽들을 넘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중진국의 함정’에 빠져 정체하게 될까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런 인도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 미래 세계는 기대 반, 두려움 반입니다.

#인도#경제대국#선진국#카스트 제도#신분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