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사이코패스 검사서 기준치 초과…“성격 심각”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8월 26일 18시 34분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 씨(31)를 대상으로 사이코패스 검사를 한 결과, 기준을 웃도는 점수가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30)의 11차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상담심리 전공자인 이지연 인천대 교수 등 6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이수정 교수는 “굳이 피고인을 만나지 않아도 반사회성, 생활양식, 대인관계, 정서성 등 크게 4가지 요소로 사이코패스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 “대상자(이 씨)를 만나지 않고 수사기록, 과거 전과기록, 생활기록 등을 토대로 20개 문항의 채점표에 의해 검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의 점수가 굉장히 높게 나왔는데 31점이었다”며 “영미권 국가에서는 30점이 기준이고, 한국에서는 25점 이상이면 성격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스1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스1
이수정 교수는 “소년 전과부터 여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고, 생활양식을 보면 안정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기에 이 두 가지(반사회성, 생활양식) 부분에서는 거의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며 “대인관계나 정서성은 주관적인 요소가 반영되는데, 신뢰적인 사람으로도 평가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요소도 점수가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이코패스 성향 중에서도 자기도취적 성향이 과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경제적 손실을 유발하는 성격적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수정 교수는 피고인 측 변호인이 사이코패스 검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자 “이 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이라고 했지, 사이코패스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이수정 교수는 앞서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 씨와 피해자는 돈을 매개로 한 착취관계였고 이 관계가 고착화하면서 피해자는 이 씨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극단적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피해자는 (이 씨로부터) 정신적 지배와 조정을 당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누나한테 호소하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는데도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 없는 정신적 공황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서적 학대 상황에 놓인 피해자라고 볼 수 있고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상태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며 “영국에서는 (이런 상태의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경우) 살인으로 (유죄를) 선고한 판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지연 교수도 증인신문에서 “피해자가 심리적 탈진상태였던 것 같다”며 “이 씨에게서 인정받고 싶어 했으나 결코 존중받은 적 없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 (공동취재) 뉴스1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 (공동취재) 뉴스1
이 씨는 내연남인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경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 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 하는 윤 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 씨와 조 씨가 윤 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계획적 범행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