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군산시가 신청한 예타 통과
7부두 방파제 인근에 투기장 건설
30년간 안정적인 준설토 처리 가능
1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효과 기대
전북도와 군산시의 숙원 사업인 군산항 제2준설토 투기장 건설이 확정됐다. 최대 현안인 항로 준설에 숨통이 트이면서 군산항의 안정적 항만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군산항은 하굿둑 항만의 특성상 바닥에 흙이 많이 쌓인다. 이 때문에 배의 안정적 운항을 위해서는 매년 100만 m³ 정도의 흙을 퍼내야 한다. 이를 위해 1980년대 군산항에 준설토 투기장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2017년부터 더는 흙을 쌓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후 투기장의 둑을 3차례 높였지만 그마저도 흙으로 가득 찼다. 추가로 둑을 높인다고 해도 2026년 이후에는 더는 흙을 쌓을 수 없는 상태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제2투기장 확보에 나선 이유다.
28일 전북도에 따르면 2005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인정돼 제2투기장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08년 감사원이 투기장의 흙을 새만금 매립에 사용하라고 하면서 사업이 취소됐다. 준설된 흙 가운데 품질이 좋은 흙은 새만금 매립에 사용했지만 사용이 불가능한 흙은 여전히 투기장에 쌓을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2투기장의 설치는 불가피했던 것.
이후 전북도와 군산시는 2020년 제4차 항만기본계획에 투기장 건설 계획을 반영하고 예타를 신청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에 지난해 사업 타당성 등을 보강해 다시 예타를 신청했고, 같은 해 11월 예타 대상 사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이달 24일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최종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
군산항 제2준설토 투기장은 비용 대비 편익이 1.75로, 경제성 판단 기준(1.0)을 크게 웃돌아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평가됐다.
제2준설토 투기장은 군산항 7부두 옆 방파제 인근에 국비 5000억 원을 들여 축구장 300개(215만 m²) 규모로 만들어진다. 당장 내년부터 용역에 착수해 2024∼2027년 본사업을 진행한다. 계획대로 투기장이 만들어지면 향후 30년간 안정적으로 준설토를 처리할 수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이번 예타 통과로 항로 준설에 숨통이 트여 항만과 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5000억 원의 사업비로 인한 직접투자 효과와 1조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역경제 생산 유발 효과는 8469억 원, 취업 유발 효과는 5917명으로 예상됐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곧 사용이 끝나는 현재의 투기장을 군산내항, 근대역사문화관과 연계한 해양레저 및 생태공간으로 재개발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해양수산부를 비롯해 인접한 충남 서천군 등과 협력해 내년 민자 개발 공모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군산항은 전북 유일의 국제교역 창구이자 전북 경제의 심장”이라며 “오랜 숙원 사업이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제2준설토 투기장 조기 착공을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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