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몸캠피싱’은 영상통화로 음란행위를 유도한 다음 영상을 불법촬영한 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금품을 갈취하는 사기 범죄를 뜻한다.
5세 딸을 키우고 있는 결혼 6년 차 30대 여성 A씨는 “남편이 새벽에 인터넷을 하다가 데이팅앱에 접속해 한 여자와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한다”며 “여자가 ‘혼자 하는 모습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고, 서로 그런 영상들을 주고 받았는데 바로 다음 날 피싱 조직원에게서 연락이 왔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돈을 보내지 않으면 남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로 그 영상을 보내겠다고 했다더라. 겁에 질린 남편은 백방으로 돈을 구했지만 돈이 쉽게 구해질리 없었다”며 “돈을 보내지 않자 남편의 휴대전화 번호를 해킹한 피싱 조직원이 제게 남편 동영상 캡처 사진을 보냈다. 그래서 제가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편은 실수라면서 미안하다고 울면서 사과했고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일은 일단락됐다”며 “하지만 제 마음은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남편의 몸캠피싱 사진이 자꾸 떠오르고 남편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내려갔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남편에게 이혼 하자는 말을 꺼냈다. 그러나 남편은 ‘이혼은 절대 하지 않겠다’, ‘이혼 하고 싶으면 아이를 두고 맨몸으로 혼자 나가라’면서 이혼을 거부했다.
A씨는 “몸캠피싱 사건 이후 남편과 부부관계도 할 수 없고 매일매일 갈라서자는 이야기로 부부싸움만 하는데 이런 결혼생활을 계속해야 하나. 남편의 몸캠피싱을 이혼사유로 하면 이혼소송을 하면 아이도 제가 키우고 이혼이 가능한가”라며 조언을 구했다.
“배우자 아닌 사람과 음란채팅은 부정행위에 해당”
사연을 접한 강효원 변호사는 해당 사연이 이혼 유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남편 피해자인 것은 맞지만 피해자가 되기 전에 하셨던 행동이 음란 채팅”이라며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자신의 몸을 보여주면서 음란행위를 하는 것은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부정행위라는 것이 반드시 배우자 아닌 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혼인관계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한 경우로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포함된다”며 “A씨는 남편의 몸캠 피싱 사진을 보게 되어 부부 관계나 부부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가 매우 무너져서 유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딸에 대한 친권 양육자 역시 A씨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강 변호사는 “제 생각에는 딸의 주 양육자가 A씨였을 것 같다”며 “이혼을 준비하신다면 남편분께서 몸캠 피싱을 처음 당한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혹시 음란 홈페이지나 어플을 이용한 내역이 있는지 이 부분도 확인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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