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은 31일 서울시가 신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립 부지로 기존에 관련 시설이 위치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를 선정한 것에 대해 “더 이상 마포에 희생만을 요구하면 안 된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한 후 주민들, 관계 공무원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전 뉴스1과 통화에서 “마포는 지금까지 밤섬 파괴, 난지도, 당인리 발전소 분진·낙진 피해 등 수십년간 서울시를 위해 희생했지만 단 한번도 피해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이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취임 전부터 마포 주민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위한 후속 대처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현재 서울 내에 운영 중인 소각장은 마포를 비롯해 양천·노원·강남 등 4곳인데, 서울 내 발생하는 폐기물 모두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소화하지 못한 1000여톤은 인근 수도권 매립지에서 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2026년부터 수도권 매립지에 폐기물 직매립마저 금지되면서 서울시는 새로운 소각장을 건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시는 주민 반발 등을 고려한 장고 끝에 노후화한 기존 소각장을 폐쇄하고 처리 용량을 확대해 새롭게 지하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재 마포 상암동에 위치한 소각장을 2035년까지 폐쇄하는 대신 해당 부지에 2026년까지 새롭게 지하화한 소각장을 신설한다. 착공일은 2024년 7월이다. 신규 소각장 처리 용량은 1000톤으로 기존(750톤)보다 250톤 늘어난다.
다만 기존 소각장 폐지 시점인 2035년까지 기존 소각장과 신규 소각장이 동시에 운영되는 만큼 유해물질 배출 관리 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에 10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의시설과 주민복리증진과 지역발전에 사용하는 연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하는 등의 ‘당근책’을 제시했다.
소각시설은 100% 지하화하고 지상부에는 난지천공원 등 주변 시설과 어울리는 문화시설을 조성한다.
무엇보다 신규 소각장에 대해선 배출가스 법적 허용기준보다 10배 수준으로 강화해 기존 자원회수시설은 물론 유럽, 일본의 시설보다도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은 현재 마포시설을 지하화해서 최신의 고도 환경청정기술과 설비를 도입함으로써 안전하고 깨끗한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라며 “서울시와 서울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므로 후보지 인근 주민분들의 많은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마포구 서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박강수 구청장을 직접 만난다. 방문 목적은 ‘위기가구 발굴체계 점검’이나 이 자리에서 신규 소각장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동시에 마포 주민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공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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