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경영 심의 결과 앞두고 관심
늘어난 공사비 분담 문제 우려도
인천시가 나서 사업 구체화해야
‘높이 448m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타워’, ‘날씨가 맑으면 북한 개성까지 조망’,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전망타워’.
2007년 사업 초창기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청라시티타워’에 붙은 수식어들이다. 15년째 지지부진한 청라시티타워가 이번에는 정상화될 수 있을까.
31일로 예정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영 심의가 또다시 연기되면서 청라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청라시티타워 공사 재개에 먹구름이 끼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청라시티타워는 청라에 처음으로 입주한 주민들이 낸 분양 대금 3032억 원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청라호수공원 중앙에 짓는 높이 448m의 초고층 건물이다. 남산타워(236.7m) 높이의 두 배에 이르는 전망 타워로 기대를 모았다.
2007년 사업이 시작됐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2016년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6년이 흐른 현재 본공사는 진행조차 못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2019년 11월 민심 달래기용 기공식을 한 뒤 공사는 멈춘 상태다. 인천경제청은 기공식 당시 2023년까지 타워를 완공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사비 증액 관련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공사가 멈춘 것이다.
그러나 LH가 이달 경영 심사 추진을 약속하면서 조만간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이달 초 김현준 LH 사장이 인천 국회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청라시티타워 사업비 타당 용역 및 경영 심의를 8월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하지만 청라 주민들은 이번 경영 심의 결과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경영 심의를 통해 공사비가 확정돼도 이후 늘어난 공사비에 대한 분담 문제로 LH와 민간사업자 간 견해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LH와 민간사업자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소송으로 번질 수 있어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청라 주민 최모 씨(43)는 “매번 계속되는 LH의 말 바꾸기로 청라시티타워 사업에 대한 청라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이번 경영 심의에서 LH가 확실히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대한 결론을 내 사업 정상화 의지를 인천시민에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나서 LH에 공사비 증액 분담을 적극 요구하는 등 조속히 사업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시티타워와 복합시설을 기부채납 받을 인천경제청이 해법을 적극 찾아야 하고, 인천시도 중재에 나서는 등 행정적인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15년을 기다린 청라 주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청라 주민들은 “서울 잠실 롯데타워가 준공까지 6년이 걸렸는데 청라시티타워 15년이 웬 말이냐”며 “시행사, 시공사에 토지를 판매하고 엄청난 수익을 챙긴 LH가 정작 청라 주민과의 약속은 소홀히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청라시티타워 건설 사업은 지난해 인천경제청과 LH, 특수목적법인(SPC) 청라시티타워가 사업비 증액에 합의하고 올해 2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다시 선정하면서 사업 재개 가능성을 높였다. LH 심의가 마무리되고, 청라시티타워와 포스코건설이 계약을 진행하면 올해 안에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남아 있다. 이럴 경우 2027년 하반기에 청라시티타워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