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추석을 앞둔 4~7일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수온이 높은 바다를 지나오는 탓에 처음의 강도가 거의 줄어들지 않고 매우 강력한 상태로 한반도를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 현재 힌남노는 중심기압 92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54m의 속도로 대만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510km 해상에서 남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현재 태풍의 강도는 ‘초강력’(초속 54m 이상) 수준으로, 건물도 무너뜨릴 수 있을 정도의 비바람을 보유한 상태다.
1일까지 서쪽을 향하던 태풍은 대만 남동쪽 해상에 이르러 방향을 북쪽, 즉 우리나라 쪽으로 돌리게 된다. 기존에는 한반도를 덮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 가장자리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해왔지만, 1일 중국 내륙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에 막히면서 더 이상 서쪽으로 가지 못하고 방향을 북쪽으로 트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만 남동쪽 해역에 이틀간 머물게 되는데 이때도 태풍의 강도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이 한 해역에 오래 머물면 심해의 차가운 바닷물이 끌어올려지면서 태풍을 식히고 강도가 떨어지는 ‘용승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힌남노의 경우 방향을 전환하는 지점이 매우 고수온 지역이라 강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북서태평양 해역 가운데 대만 남동쪽 해역의 수온이 31~32도로 가장 높다. 이후 힌남노가 북상할 경로에 있는 해역 역시 평년보다 해수온이 1, 2도 가량 높은 상태다.
이 때문에 힌남노는 ‘매우 강’ 상태로 대한해협을 지나거나 부산·경남 지역에 직접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매우 강은 사람이나 돌을 날아가게 할 정도의 태풍 수준이다. 기상청은 “태풍의 강풍 반경이 430km에 이르기 때문에 상륙하든, 하지 않든 그 영향에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4~7일 태풍의 직접 영향권 안에 든다. 제주와 남해안 해안가, 산지에는 최대 500mm가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내륙 지역에도 시간당 50~100mm 이상의 폭우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정확한 강수 지역과 강수량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태풍 진로에 변동성이 크고, 강수대도 매우 좁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태풍 반경이 넓은 만큼 수도권 지역까지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태풍의 최대 풍속은 초속 50m 이상(산지와 해안가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태풍의 경로와 규모는 2004년 경남 지역을 덮쳤던 태풍 ‘차바’와 비슷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수량과 바람 강도도 그와 비슷하거나 버금갈 것으로 보인다. 차바 당시 관측된 최대강수는 659.5mm, 최대 풍속은 초속 59m였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제주에서는 1~3일 사이 100~200mm(많은 곳 300mm 이상), 전남 남해안과 경남권 해안에는 50~100mm의 비가 내리겠다. 경북권 남부에는 2일부터, 전남(남해안 제외)과 경남 내륙에는 3일부터 10~60mm, 강원 영동, 경북 북부에는 2일부터, 전북에는 3일부터 5~30mm 비가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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