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랄라 유사프자이(25·사진)는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마주한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이곳은 이슬람 율법이 강한 사회였지만, 그녀의 아버지 지아우딘은 깨어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쿠샬 학교를 세워 여자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가르쳤습니다. 덕분에 말랄라도 학교에 다닐 수 있었습니다. 탈레반이 그곳을 완전히 장악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이슬람 근본주의 집단인 탈레반은 이슬람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를 극단적으로 배척하고, 여성 인권을 비인간적으로 제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말랄라가 열 살이 되던 2007년, 스와트를 점령합니다. 그러고는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기는 부모들을 협박하고 학교를 폭파해 버렸습니다.
어린 말랄라는 이에 저항합니다. 11세인 2008년, 영국 공영방송 BBC 웹사이트에 일기 형식의 글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탈레반이 저지르는 갖가지 탄압과 여성들의 교육을 억압하는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가명으로 썼지만 그녀의 글은 순식간에 유명해졌고, 곧 글쓴이가 말랄라라는 사실이 알려집니다.
이걸 두고 볼 탈레반이 아니었습니다. 2012년 10월 9일, 말랄라는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스스로를 탈레반이라고 밝힌 괴한의 총에 맞았습니다. 세 발의 총알이 이마와 얼굴, 그리고 목을 통과해 척추 근처 어깨에 박혔습니다. 두개골이 부서지고, 부서진 뼛조각이 뇌로 들어갔습니다. 양쪽 고막이 망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영국 버밍엄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합니다.
이 사건은 여성 교육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끌어냈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여성 교육권 운동이 일어났고 파키스탄 정부는 교육권리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전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은 “나는 말랄라다”라는 슬로건으로 세계 모든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자는 캠페인을 주도했습니다.
말랄라는 이후 영국에서 학교를 다니며 여성과 어린이 교육권 운동을 펼칩니다. 2013년 유엔에서 여자 어린이 교육권에 대해 연설했으며, 2014년에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이슬람 테러집단에 납치된 여학생들을 돌려보내라고 요청하는 등 지치지 않고 활동합니다. 마침내 2014년에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됩니다. 역대 최연소입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인권 수준은 20년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노동, 교육 등 공공 영역에서 여성은 지워졌고 여자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불의에 맞섰던 어린 말랄라의 의지와 용기가 얼마나 위대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탈레반은 총알로 침묵하게 하려고 했죠. 하지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나약함과 두려움, 절망이 죽고 힘과 용기가 태어난 것이죠.”(2013년 말랄라의 유엔 연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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