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부회장에 문재인 대통령후보 특보 활동 인사 임명 의혹
협회 관계자 “산업부에서 추천 내려와 임명 절차 진행”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산업부의 감독을 받는 비영리 사단법인의 전 협회장를 불러 조사했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이날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한국판유리창호협회의 협회장을 지낸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A 씨에게 2018년 6월 협회 상근부회장이었던 B 씨가 물러나고 정치권에서 활동해 온 C 씨가 새로 임명된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9일에도 이 협회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이 협회의 상근부회장이 교체된 배경에 산업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이 협회에서 일한 한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B 씨는 물러날 의사를 밝히지 않았는데 산업부에서 C 씨를 콕 집어 인사 추천이 내려오자 임명 절차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상근부회장은 산업부 등 관계부처에서 오래 일한 실력자들이 맡아왔다”며 “B 씨가 산업부 출신인 데 반해 C 씨는 업계 이력이 전혀 없고 정치권에 드나드는 사람으로 알려져 자질 논란이 있었다”고 했다.
C 씨는 현재도 상근부회장을 맡고 있다. 협회 측은 C 씨의 취임 당시 그가 문재인 대통령후보 정책특보와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조직특보 등을 역임했다며 정치권 이력을 소개했다. C 씨는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특보로 임명돼 활동했다. C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협회에서 이력서를 내보라고 연락이 와 제출하고 임명됐다. (정치권 활동 이력은) 임명과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초기 산업부가 임기가 남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도중 이 협회를 비롯해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한국윤활유공업협회 등 3곳에서 유사한 직권남용 정황을 발견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에는 이들 협회를 압수수색해 당시 인사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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