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에도 출근하는 ‘K직장인’…“어제부터 출근길 걱정”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6일 09시 13분


“재난 재해 상황이 와도 출근하는 ‘K직장인’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몇 번 말한 적이 있는데 진짜 출근을 하게 되네요. 강한 바람에 다칠까봐 걱정이지만 생각보다 대구 지역은 바람만 불어 다행이네요”

태풍 힌남노의 영향이 채 가시지 않은 6일 오전 7시30분께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 인근.

이날 오전에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았다.

이날 새벽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곳곳에 간판, 쓰레기통 등이 쓰러져 있었지만 직장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며 출근하기 바빴다.

강한 바람 때문에 우산이 뒤집힐까봐 우산을 꽉 잡으며 뛰는 사람도 눈에 보였다.

거센 바람으로 입간판 등이 휘청거릴 때마다 ‘어이쿠’ 소리를 내며 안전한 거리로 피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새벽에 태풍이 지나간 탓에 아침에는 ‘버틸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문모(63·여)씨는 “출근길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비바람이 거세지 않아서 다행이다”며 “다른 지역에 너무 큰 피해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대 A씨는 “밤새 아침 출근길을 걱정했는데 생각만큼 비바람이 거세지 않아 한시름 놓았다”고 전했다.

거센 바람으로 우산을 붙잡기 힘든 시민들은 우산을 잠시 접고 이동하기도 했다.

바람 때문에 우산이 비를 다 막아주지 못할뿐더러 우산이 뒤집힐까 봐 힘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비가 많이 올 것을 대비해 반바지에 편한 슬리퍼를 신고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설모(28·여)씨는 “태풍 때문에 출근길이 걱정돼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있다”며 “바람이 많이 불어 반바지를 입고 나오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혹여나 지하철, 버스 등의 운행이 중단될까봐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온 직장인들도 있었다.

김모(32)씨는 “지하철 3호선이 혹여나 태풍으로 운행이 중단될까 빨리 나왔다”며 “태풍이 온 상황에서 지각을 걱정하는 나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출근은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빨리 나오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태풍에도 출근을 하는 것에 ‘회의감’이 든다는 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직장인 B(33)씨는 “재난 재해 상황이 와도 출근하는 ‘K직장인’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몇 번 말한 적이 있는데 진짜 출근을 하게 된다”며 “태풍이 새벽에 지나가고 아침에는 비바람이 심하진 않아서 다행이지만 태풍이 심각한 상황에도 비바람을 맞아 가며 출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구·군별로 누적 1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대구지역 배수지원 및 안전조치 등 총 49건의 출동이 집계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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