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감염되었지만 또 다시 올 겨울에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방역 수칙 준수 덕에 수년간 잠잠했던 독감까지 도는 ‘트윈데믹’(twin-demic) 유행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윈데믹은 두 가지 감염병이 두 개 이상 동시에 크게 유행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5주차(8월 21일~27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계절독감) 의심환자는 4.3명으로 전주(4.2명)보다 0.1명 증가했다. 3주째 증가세다.
35주차 기준으로는 2017년 4.8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다. 그동안은 2017년 4.8명, 2018년 3.7명, 2019년 3.5명, 2020년 2명, 2021년 0.9명의 추이를 보였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행한 뒤 2년여간 급감했으나, 최근 다시 예년 수준으로 오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으로 인해 2년간 독감이 잠잠했기 때문에 올해 독감이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고 본다. 수년간 독감 시즌에 바이러스 감염이 적으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인구가 늘어나, 다음 시즌 들어서는 더 큰 유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주최 온라인 공동포럼 ‘계속되는 코로나19 환자발생과 가을대책’에서 호주의 예를 들며 우리도 트윈데믹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트윈데믹이 거의 확실시된다. 호주가 올해 4월 말부터 5월과 6월 독감이 유행했는데 평상시 5년 평균보다 4~5배 유행 규모가 컸다”면서 “우리나라는 (호주 독감 유행보다) 정확히 6개월 후 10월 말~11월에 독감이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독감뿐 아니라 같은 기간 코로나19까지 재유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가을대책’ 포럼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재감염률이 7월에 3~4% 수준, 8월에 5~6% 수준이었는데 9월이 되면 7% 이상이 될 것”이라며 유행 규모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정 교수는 이처럼 저점이 충분히 낮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12월에서 내년 3~4월 사이에 새로운 변이에 의한 7차 유행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 시기, 접종의 효과, 재감염률에 따라서 유행의 규모와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 분석에 따르면 특정 변이의 우세종 유지 기간이 10~14주 정도, 우세화가 진행되는 시기가 6~8주 정도, 그리고 정점과 정점 사이의 거리가 10주에서 22주 정도 된다.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4월 정도 사이에서는 충분히 재유행이 진행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에 의한 7차 유행이 어느 규모가 될지는 확실하게 전망하지 않았다. 자연감염과 백신 접종이 누적됨에 따라 앞으로는 유행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재훈 교수는 “재유행의 정확한 시점이나 정점 규모 등 세부적인 부분은 아직 평가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는 “가을과 겨울에 재유행이 있을 것이지만 자연감염과 백신으로 인한 항체형성률이 높기 때문에 그 규모는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370만6740명이다. 숨은 감염자들이 있기에 실제는 국민 절반 이상이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그간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변이가 주로 인체와의 결합력을 높이는 스파이크단백질에 생겨나기에 전파력은 좋아지지만 중증도를 높이는 쪽으로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현재의 ‘중환자와 사망자 최소화’라는 방역 정책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김우주 교수는 여기에 더해 “10월 초부터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을 동시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날 또 접종하려면 의료기관이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며 부작용 이슈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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