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잡고·배관에 엎드려 버텨…포항 주차장 실종자 2명 ‘기적 생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6일 2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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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태풍 \'힌남노\'의 폭우 때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중 한 명이 구조 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6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태풍 \'힌남노\'의 폭우 때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중 한 명이 구조 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아이고. 나온다, 나온다!”

6일 오후 8시 15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1차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 11호 태풍 힌남노가 퍼부은 폭우로 실종된 7명의 생환을 초조하게 기다리던 주민들은 전모 씨(39)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너나할 것 없이 탄성을 질렀다. 이날 오전 7시 41분 포항남부소방서에 첫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12시간 34분 만에 첫 생존자가 극적으로 구조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차를 이동시키기 위해 지하주차장에 내려갔던 전 씨는 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에 전 씨는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천장에 달린 파이프를 잡고 숨 쉴 공간을 확보한 뒤 구조를 기다렸다고 한다. 오후 늦게 배수펌프 가동 소리와 구조대 소리를 들은 전 씨는 “살려달라”고 계속 소리쳤고, 구조 작업에 투입된 해병대 특수수색대 대원들이 오후 7시 10분경 외부로 연결된 창문을 통해 전 씨를 발견해 구조했다.

상의를 벗은 채 밖으로 나온 전 씨는 들것에 실려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을 찾은 전 씨의 회사 동료는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상태는 크게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6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태풍 ‘힌남노’의 폭우 때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7명 가운데 두 번째 생존자가 구조 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6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태풍 ‘힌남노’의 폭우 때 지하 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 7명 가운데 두 번째 생존자가 구조 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첫 생존자가 나타나자 주민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주차장 입구에서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1시간 반 가량이 지난 오후 9시 41분경 다시 주민 김모 씨(52·여)가 구조됐다. 밖으로 나온 김 씨는 “너무 추워, 너무 추워”라고 말할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고 두 팔로는 몸을 꼭 감싸고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가 지하주차장에 있는 물을 일정 수준 퍼낸 후 구명보트를 타고 들어갔는데, 김 씨가 주차장 모서리 부분 배관 위에 엎드린 채 있었다”고 구조 상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생존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기적같은 일”이라며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수색 및 구조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고 강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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