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함께 곽상도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주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곽 전 의원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검찰이 2020년 10월 30일 한 노래방에서 유 전 본부장과 김씨, 정영학 회계사 사이 대화 내용이 담긴 ‘정영학 녹취록’을 제시하며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주는 방법에 대해 김씨와 논의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네”라고 답헀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가 “영학이(정 회계사)가 알다시피 50억짜리 나가야 되는 부분들도 있다”고 말하자 유 본부장은 “변호사들은 고문료로 주신다면서요”라고 말한다.
이에 김씨가 “A(박영수 전 특검의 딸 이름)하고 곽상도는,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된다”고 말하자 유 본부장은 “그걸로 주면 되지 않나, 아들한테 배당하는”이라고 제안한다.
김씨는 이에 “회사 막내인데 50억을 어떻게 가져가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유씨는 “곽 선생님도 변호사 아니냐”고 반문한다. ‘곽 선생님’은 곽 전 의원을, ‘회사 막내’는 화천대유에 근무한 곽 전 의원 아들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 전 본부장은 곽 전 의원과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연관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는 “전혀 모른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말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됐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곽 전 의원 측은 아들 병채씨의 정신건강 진료 기록표를 제시하며 병채씨가 화천대유 퇴사 전 ‘공황발작이 왔다. 회사를 그만두면 좋아질 것 같다’, ‘7년간 막내라 스트레스다. 임원이 해야 할 일을 자신에게 시켜 부당한 느낌이다’는 등의 얘기를 전문의와 나눴다고 밝혔다.
곽 전 의원 측은 병채씨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50억원의 성격에 대해 업무 실적에 대한 성과급 성격과 더불어 근무 중 건강이 악화된데 대한 위로금 성격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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