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누가 책임지나? 법적공방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7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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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7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생존자 및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제공/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7일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생존자 및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제공/뉴스1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참사를 놓고 유족들이 민사상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나 관리사무소 등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설 경우 ‘예측 가능성’과 ‘충분한 조치를 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천재지변의 경우 충분한 예방 또는 사후조치가 이뤄졌다면 배상 책임이 인정되긴 어렵다.

법원은 2016년 태풍 ‘차바’로 차량 수백 대가 침수 피해를 입고 사망자 1명이 발생한 울산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이 울산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침수의 주된 원인은 기록적 강우이고 울산시 등의 관리행위에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반면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사고 당시 사망자 유족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선 “서초구가 즉시 경보를 발령하고 위험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지시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서초구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사고 원인 등 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수사도 시작됐다. 경북경찰청은 이날 전담수사팀(총원 68명)을 꾸려 참사의 원인 및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의 책임 여부 등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우방신세계타운 1, 2차 아파트 지하주차장 배수 및 수색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내부에 들어가 참사의 원인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지하주차장 침수 우려가 있음에도 관리사무소 측이 차량 이동을 알리는 방송을 한 이유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남구 일대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져 있었고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를 경고하는 포항시의 긴급재난안전문자 메시지도 발송된 상황이었다. 다만 이번 사고가 천재지변인 만큼 아파트 관리 담당자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법무법인 시우의 채다은 변호사는 “방송 당시 순식간에 물이 차오를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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