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세 번째 후보자로 조규홍 현 복지부 1차관을 지명하면서, 이번에는 검증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조 1차관의 장관후보자 지명을 두고 복지부 안팎에서는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조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적은 없다. 다만 고위공직자로서 오랫동안 강력한 물밑 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정호영, 김승희 전 후보자가 각각 ‘아빠찬스’,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 끝에 자진사퇴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관료 출신인데다 자녀는 딸 1명으로 IT계열 민간기업에 취업한 상태라 병역 논란이나 취업 관련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분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낙마한 정호영, 김승희 전 후보자는 보건 분야 전문가를 복지수장으로 지명했지만 이번에는 예산·재정 전문가를 내세웠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첫 코로나19 유행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지나온 만큼 앞으로 방역의 우선순위가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 연금개혁, ‘문재인 케어’ 폐지 등 건강보험 지출구조조정, 올해 건보재정 국고지원 일몰 대응 등 보건복지 재정 분야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또 다시 ‘서울대 출신’, ‘기재부 출신’ 관료를 장관후보로 낙점한 만큼 ‘모피아’(재정·금융관료+마피아)라는 꼬리표도 당분간 따라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조 후보자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같은 기재부 출신인 김태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제청한 것과 관련해 ‘모피아’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익명의 방역 전문가는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기재부 출신 1차관이라니 모든 게 경제 방역이라는 뜻”이라며 “과학 방역을한다고, 전문가 중용한다고 그러더니 뜸들인 결과가 비전문가인 경제관료를 갖다 놓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전날 조 장관후보자 인선안을 발표한 후 기재부 인사 편중 지적에 대해 “그게 사실 가장 큰 제약이었다”라면서도 “조 후보자의 경우 지난번 대통령에 부처 업무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복지 관련 일을 충분히 소화했고 과거 기재부에서 예산을 하면서 노무현 정부때 연금, 교육 등을 해 이번에도 무리 없이 소화하는 과정을 봤기 때문에 내정한 것이라 봐달라”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차관직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한다.
그는 전날 후보 지명 소감문을 통해 “최근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며 코로나19의 위기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취약계층을 위한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안전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복지와 성장의 선순환을 위한 복지투자 혁신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국민연금의 개혁, 저출산 대응,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등복지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인 개혁과제도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국정과제 수행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예산심의관, 재정관리관 등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 들어 2018~2021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예산조정분과위원장,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약 4개월 간 복지부 제1차관으로서 복지 및 인구 정책을 총괄해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