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8일 오전부터 서울역에는 많은 귀성인파가 몰렸다. 2022.9.8/뉴스1
추석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본격적인 귀성 전쟁이 시작됐다. 역·터미널·공항에는 이른 오전부터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본격적인 귀성길이 시작되는 오후부터는 좀 더 붐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 힌남노가 강타한 경상·제주 지역으로 내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가족들이 안전하게 태풍을 견뎠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그래도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서울에서 주요 도시로 가는 KTX표는 대부분 매진됐다. 일부 새마을, 무궁화호의 좌석은 남아 있다.
버스 역시 주요 노선이 거의 매진인 상황이다. 오전 10시 30분 기준 서울~부산은 4석이 남아있고, 서울~광주는 매진이다. 서울~대전도 오전에는 시간대별로 1석~5석 정도 여유가 있지만, 오후에는 전석 매진이다.
이날 오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는 고향길을 재촉하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승강 플랫폼 옆 대기 장소에서는 버스가 들어올 때마다 앉았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곧바로 다른 귀성객들이 자리를 채우는 모습이 반복됐다.
대전에 내려가는 버스를 대기하고 있는 천모씨는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집에 자주 못 가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며 “그래도 집에 가니까 좋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창원으로 내려가는 심모씨는 “가족들과 계속 연락해서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다. (태풍이 지나간 곳에) 연고가 있는 저에겐 남 일 같지 않다”며 고향길을 재촉했다.
서울역에도 많은 귀성객들로 붐볐다. 역 안에 위치한 카페와 음식점에는 출발 전 간단히 요기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대학생 윤모씨(26·남)는 코로나19와 취업 준비로 인해 3년 만에 할머니·할아버지를 만나러 내려간다고 들뜬 표정이었다. 그는 “서울에 있다보니 잘 안 내려가기도 하고 코로나도 발생해 더 안 가게 됐다”며 “취업 준비 때문에 안 갈까도 생각했지만, 할머니 전화에 가기로 결심했다”고 웃었다. 이어 “유난히 이번에 표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내려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용산역에서 만난 윤모씨(36·여)도 “내일 더 사람이 붐빌 것 같아서 하루 연차를 냈다”며 “분명히 내려가서 며칠 지나면 가족들이랑 투닥투닥할 것 같지만, 그래도 가족 아니냐”며 연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시간 김포공항에는 캐리어를 끌고 온 사람들이 보안검색대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부모님댁을 방문하는 한모씨(25·여)는 “이번 태풍에 집에 창문이 많이 흔들렸다고 하는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면서도 직접 가서 집 상태를 확인해야 안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 후 처음으로 집을 방문하는 장모씨는 “가족들이 이번 태풍에 영향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며 “결혼하고 처음 집을 방문한다”며 두 손으로 밀고 있는 카트에 높게 쌓인 명절 선물용 보자기 박스 3개를 가리켰다.
고향이 부산인 구모씨(29·남)는 “추석 당일 제사를 지내고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다행히 우리 집은 피해가 없었지만 마린시티 등 부산 주요 지역과 포항·경주 지역에서도 여러 상점이 피해를 입어 마음이 불편하다”고 고백했다.
코로나19로 명절 지내는 모습이 변화됐다며 가족 여행을 결정한 시민들도 있었다. 제주행 항공기를 기다리는 최모씨(40·여)는 “원래 저희 집은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집이었는데 코로나를 기점으로 가족끼리 많이 모이지 말라 해서 한 번 차례를 안 지내 봤다”며 “코로나 기점으로 좀 많이 바뀐 것 같다. 이번에도 제주도 여행가려고 한다”고 달라진 명절 분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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